내년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 시행 앞두고

KT가 집전화 가입자 붙들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내년 초 시내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을 내놓고 기업에 국한돼 있는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점차 가정으로 확대한다.

휴대인터넷 와이브로와 이동통신을 결합한 '모바일 인터넷전화'도 검토하고 있다.

내년 초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가 도입되면 가입자 이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내년 초 다기능 집전화 '안(Ann)'과 KTF의 3세대 이동통신 '쇼(SHOW)'를 묶은 '안 플러스'라는 결합상품을 출시한다.

두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면 가입비·기본료·문자 요금 등을 깎아주는 상품이다.

초고속인터넷 '메가패스'와 '안 플러스'를 묶은 '유선+무선+인터넷' 결합상품도 검토 중이다.

KT는 그동안 몇 가지 결합상품을 내놓았지만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시내전화를 포함시키지 않아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안 플러스는 이런 비판을 피하면서 대상을 한정시켜 매출 감소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상품이다.

게다가 안 전화기로 문자메시지,벨소리,음악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해 부가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

KT는 또 기업 위주로 제공하고 있는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가정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단말기 등을 개발 중이다.

내년에 번호이동제가 시행되면 기존 번호 그대로 인터넷전화로 옮길 수 있어 가입자 이탈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기존 가정용 인터넷전화는 싼 요금을 장점으로 내세우지만 시외전화·국제전화 말고는 메리트가 별로 없다"면서 "KT는 요금이 저렴하면서 영상전화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전화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로는 무선랜(네스팟),와이브로,3세대 이동통신 등 무선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망내할인' 도입 등 이동전화의 유선전화 대체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무선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2009년에는 와이브로를 활용한 '모바일 인터넷전화'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하나의 단말기로 와이브로 지역에서는 인터넷전화를 사용하고 그 외 지역에서는 3세대 이동통신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요금이 싼 와이브로의 장점을 살리면서 식별번호가 없고 커버리지(서비스 지역)가 수도권에 국한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나온 유무선 통합 서비스는 사무실에서는 인터넷전화,밖에서는 이동전화를 이용하는 방식"이라며 "모바일 인터넷전화는 이 서비스를 와이브로 서비스 지역으로 확장시킨 좀 더 발전된 모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의 시내전화 점유율은 2005년 말 93.2%에서 올 8월 현재 91.1%로 낮아졌다.

후발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은 시내전화,초고속인터넷,하나TV를 묶은 결합상품을 앞세워 같은 기간 중 점유율을 6.6%에서 8.3%로 끌어올렸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