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승만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던 KBS 대하드라마 '서울 1945'의 제작진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노태악 부장판사)는 이 전 대통령과 고 장택상 전 국무총리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 명예훼손)로 불구속 기소된 KBS 윤모 PD와 이모 작가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증거를 종합해 보면 (문제의 장면이) 드라마의 특정 장면에 불과한 것으로 이 전 대통령의 친일 행위가 구체적으로 적시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서울 1945'가 실존 인물에 의한 역사적 사실보다 가상 인물에 의한 허구의 사실이 더 많은 드라마라는 점이 인정되고 구체적인 허위 사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드라마가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어린 시절 같이 자랐지만 다른 이념적 성향을 지닌 두 가상의 인물 이야기로서 이 전 대통령 등 실존인물은 29회에 가서야 등장하고 주인공보다 분량도 현저히 적은 배경인물로 등장한다"고 덧붙였다.

윤 PD와 이 작가는 이 드라마 34회에서 장 전 총리가 이 전 대통령에게 `친일경찰' 박모씨를 "사건 해결의 최대 공로자입니다"라고 소개하는 장면을 내보내 이 전 대통령과 장 전 총리가 친일파로서 공산당 지폐위조 사건인 `정판사 사건'을 경찰을 동원해 해결한 것처럼 묘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 1945'는 해방 전후 한국 현대사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좌우익 젊은이들의 삶과 사랑을 다룬 드라마로 2006년 1월부터 9월까지 방영됐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