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신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20일 당 경선에서 승리함으로써 12월 19일로 예정된 한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두주자로 부상했다고 미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이 후보가 군부 출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후보를 가까스로 누르고 신승했다고 전하면서 이 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또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야당인 한나라당이 인기가 많이 떨어진 노무현 대통령과 연결돼 있는 범여권 후보들보다 훨씬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현대건설 사장과 서울시장을 지낸 이 후보가 중국과 일본의 틈바구니에 갇혀 있는 한국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는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잘 부각시켜 승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한나라당 경선은 5년전의 대선 때와는 달리 북한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각하지 않았다면서 이 후보는 이날 한나라당 후보로 공식 선출된 뒤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북한 문제에 대해 한층 강력하게 접근할 뜻을 시사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이 후보는 특히 노 대통령처럼 한반도 평화체제를 언급하기 보다는 그런 평화를 보장받기 위해 북한이 우선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고 개방정책을 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일부 전문가들 말을 인용, 이 후보가 이번 당 경선 승리로 유력한 대선후보로 부각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지도가 급락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

첫째 변수는 오는 10월 2-4일로 예정된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이 후보가 강조하는 경제 문제보다는 한반도 평화에 초점이 더 맞춰질 가능성이 있고, 그럴 경우 보수성향 후보보다는 진보성향 후보가 더 유리해질 수 있다고 타임스는 분석했다.

둘째 변수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불법 땅 거래 의혹 등이 다시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될 가능성이고, 만약 이것이 또다시 논란이 돼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이 후보의 대중적 지지도가 급전직하할 수 있다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