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계열 두산캐피탈이 소규모 증권사인 'BNG증권중개'를 인수해 증권업에 진출한다.

25일 금융업계와 감독당국에 따르면 두산캐피탈은 BNG증권중개의 경영권을 주당 2만원에 넘겨받기로 하고 27일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예정이다.

두산의 증권사 인수는 그룹 차원에서 금융업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증권사 인수합병(M&A)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현재 여신 전문업체인 두산캐피탈과 창업투자회사인 네오플럭스를 금융 부문 계열사로 두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캐피탈을 중심으로 금융부문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해 증권사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2000년 설립된 BNG증권중개는 자본금 30억원,예탁금 889억원(6월 말 기준)의 소형 증권사로 매매와 중개 중 중개 업무만 한다.

규모는 작지만 BNG증권중개의 인수전은 솔로몬저축은행으로 인수된 KGI증권 때와 마찬가지로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상장사인 BNG증권중개는 올해 초부터 인수설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MOU체결도 두산캐피탈과 대한전선·한국저축은행 컨소시엄이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이다 막판에 두산캐피탈이 인수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 협상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대한전선을 1대 주주로 내세운 한국저축은행 측이 주당 1만5000원을 제시해 계약 직전 단계까지 갔으나 뒤늦게 뛰어든 두산캐피탈이 더 높은 가격을 불러 최종 인수자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는 "두산캐피탈 측은 경영권을 갖는 50% 이상의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며 개인주주들과 협의 결과에 따라 지분율은 최대 70%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본금 30억원의 소형 증권사를 인수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프리미엄을 붙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감독당국이 증권사 설립 규제를 완화하려는 방침을 세운 것을 감안하면 증권사 M&A시장이 과열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은행 기업은행이 투자은행(IB)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중견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는 등 증권사 M&A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