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갈등 속에 현대그룹을 떠났던 김윤규 전 현대아산 회장이 자신이 설립한 아천글로벌코퍼레이션이란 회사의 회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김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필요하다면 상장기업 인수 등을 통해 자금확보 및 사업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아천은 건설과 건자재 생산, 반도체 수출과 판매업체 등의 기업을 인수하고 만들어 남북 경제협력사업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회장은 특히 "국내 건설과 자재, 제작구매에서 반도체까지 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건설과 자재 뿐 아니라 연관성이 없는 반도체 분야까지 폭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최근 증권가에서 나돌았던 코스닥기업 '위디츠' 인수설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김 회장이 반도체 장비업체인 '위디츠'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것이란 소문이 확산되며 위다츠의 주가는 지난 12일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김 회장은 또 "중견 건설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말할 수 없지만, 이달이나 다음달 최종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육로를 통한 남북교역을 시작으로 대북사업을 재개한 김 회장은 이날 새벽 고 정주영 회장의 묘소가 있는 창우리 선영을 찾았습니다. 김 회장은 "나는 어쨌거나 37년을 정주영 회장님과 일했다"며 "(과거)새벽마다 정 회장님께 의견을 물었고, 현대에 있거나 아천에 있거나 오늘이 있기까지 해주신 분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회상했습니다. 현대그룹과의 껄끄러운 관계에 대해서는 "현대그룹과 현대아산이 잘 되어야 하고, 저도 잘 되야 할 것"이라며 대북사업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다양한 대북사업 추진에 있어 자금조달 문제를 질문하자 김 회장은 "과거 정주영 회장이 그러셨다. 하늘을 보나 땅을 보나 돈이 있다고, 당시에는 암만 봐도 없었는데 요즘은 좋은 아이디어와 사업계획이 있다면 자금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에서 '2.13합의'가 만들어져 북한의 영변 핵시설이 폐쇄되고 북미관계가 진전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의 '큰 손'들도 대북 사업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김 회장이 이날 밝힌 대북사업은 크게 세가지 입니다. 첫번째는 육로를 통한 남북교역 사업입니다. 아천은 북한의 농수산물과 약재, 식료가공품 등 각종 상품을 동해와 서해의 남북연결도로를 통해 교역하기로 북한과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북에서 양식한 철갑상어가 동해 육로를 통해 시범적으로 남측에 반입됐고, 19일에는 북의 각지에서 생산된 고사리 등 농토산물이 트럭 7대에 실려 개성을 통해 육로 반입됐습니다. 두번째 사업은 중견 건설회사 인수를 통한 건설업 진출입니다. 또 이달 안에 두바이에 아천엔지니어링이라는 현지법인을 만들고, 아천코퍼레이션은 수출도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천은 북한의 건설 기능인력을 양성해 중동 등 제 3국 건설시장에 송출하는 것은 물론, 개성 중심부에 분양받은 400평에 업무용 빌딩을 건설해 사무실을 열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동해바다의 모래를 채취해 운반 공급하는 사업입니다. 아천은 모래 공급사업을 시작으로 남북간 부족자원의 협조차원에서 다양한 자원개발과 공급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도 아천은 앞으로 러시아에 풍부하게 매장된 기름과 천연가스를 북한을 거쳐 국내로 들여오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연사숙기자 sa-soo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