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은 평창의 역전패 원인으로 기존 텃밭이 잠식 당한 것으로 분석했다.

5일 소치에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한 뒤 한승수 평창유치위원장, 김진선 강원지사와 함께 과테말라시티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가진 김 위원장은 "2010년 유치 경쟁 당시 지지기반이었던 아프리카와 남미를 잠식당하고, 아시아 표마저 지키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지적했다.

올 초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유치에 앞장섰던 김정길 KOC 위원장은 줄곧 '평창 동계올림픽이 임기중 최대 사업'이라고 공언했다.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는 과테말라시티 현지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하며 막판 유치활동을 벌였지만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자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기자회견에서 한동안 말을 잊었다가 "정말 면목이 없다"고 말한 그는 "(평창이 유치한다면) 우리의 동계스포츠 발전은 물론 아시아가 모두 발전할 수 있었는데 IOC가 그런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유럽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고 설명한 김위원장은 "아프리카, 남미를 잠식당하고 아시아의 표마저 놓쳤다"고 아쉬워했다.

과거 유치경쟁에서 아프리카와 남미는 한국에 상당히 우호적이었지만 이번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영향력과 가즈프롬의 자금력을 앞세운 소치가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략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아시아에서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인천 아시안게임 유치이후 한국을 질시하는 목소리도 적지않았다.

(과테말라시티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