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유럽 등 해외로 장기 휴가길에 올랐던 장선윤 롯데쇼핑 상무(36)가 4개월간의 긴 휴식을 마치고 오는 15일 호텔롯데로 복귀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일 "2005년 3월 문을 연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을 2년 만에 연착륙시킨 장 상무가 긴 휴식을 끝내고 이달 중순께부터 호텔에서 임원으로 새로운 경력을 쌓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명품 관련 업무를 해온 노하우를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면세사업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85)의 외손녀인 장 상무는 지난 2월28일 문을 연 신세계 명품관을 둘러본 뒤 곧바로 유럽 여행길에 올라 그동안 국내외에서 장기 휴가를 보냈다.

해외 여행 중 각국 유명 호텔 운영 등에 대해 꼼꼼히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친손녀이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37·경영전략담당)와 역시 이 회장의 외손녀이자 이명희 신세계 회장(65)의 장녀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35)와 함께 오너 3세들이 호텔 경영을 놓고 3각 승부를 펼치게 됐다.

롯데 장 상무는 친화력을 바탕으로 협력업체들을 원만히 이끌어 개장 2년 만에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을 한국의 대표적인 명품관으로 키워낸 만만찮은 '덕장(德將)' 스타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장 상무는 가냘픈 외모와 달리 일에 관한 한 열정을 쏟아붓는 외유내강형으로 알려져 있다.

신라호텔 이부진 상무는 신사업을 결정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밀어붙이는 '용장(勇將)'으로 알려졌다.

그의 진가는 지난달 27일 인천공항 내 면세사업 입찰 과정에서 드러났다.

신라호텔이 강력한 경쟁업체인 롯데와 애경을 제치고 1차 입찰에서 '면세사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향수와 화장품 사업자로 선정된 것.호텔신라 관계자는 "조용하지만 일을 밀어붙이는 적극성은 임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연세대 교육학과를 나와 1995년 삼성복지재단 기획지원팀에 입사,삼성전자를 거친 뒤 2001년 8월 기획부장으로 호텔신라에 들어왔다.

조선호텔 프로젝트실 정유경 상무는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도와 호텔 사업뿐만 아니라 신세계의 신규 사업에 관여하는 '지장(智將)' 역할을 하고 있다.

올 상반기 리뉴얼을 마친 신세계 명품관(본관) 개장에 맞춰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3대 명품을 한꺼번에 유치하는 과정에선 정 상무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고 신세계는 설명했다.

정 상무는 이화여대를 나와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를 졸업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