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대출금 4천846억원 중 일부만 상환 예정
"투자원금 회수 완료"vs"새 투자처 발굴용" 공방

론스타가 최근 외환은행[004940] 지분 13.6% 매각이 대출금 상환용이라고 밝힌 것과 달리 매각대금의 일부만을 대출금 상환에 사용키로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회단체 등에서는 1조3천833억원의 투자 원금 회수를 완료한 론스타가 본격적인 한국시장 탈출을 위해 역정보를 흘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 반해 국내 시장 재투자를 위한 비축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외환은행 최대주주인 LSF-KEB 홀딩스 SCA(이하 론스타)는 지난 26일 외환은행 지분 13.6%(8천770만주) 매각건에 대한 공정공시를 통해 씨티은행 N.A 등 5개 금융회사와 외환은행 주식 3억2천942만주에 대해 근질권설정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공개했다.

론스타는 "근질권설정계약이 작년 5월23일 대출금 8억5천만달러에 대한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체결됐으나 이후 대출금중 일부가 상환되고 대만 푸본상업은행 역외금융 지점(Taipei Fubon Commercial Bank Offshore Banking Branch)과 싱가포르 화교은행(Oversea-Chinese Banking Corporation Limited) 등 대주가 추가됨에 따라 관련 당사자 사이에 수정돼 5월14일 5억2천300만달러의 차입계약(Facility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차입계약 내용을 반영하고 질권자의 권리를 담보하기 위해 같은 날 근질권설정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13.6%를 매각하기 전인 올 5월에 대만과 싱가포르계 은행으로부터 차입 등을 통해 작년 5월 씨티은행으로부터 빌린 8억5천만달러 가운데 3억달러 이상을 상환해 대출금을 5억2천300만달러(약 4천846억원)로 줄였다는 의미다.

론스타는 작년 5월 씨티은행으로부터 8억5천만달러를 빌려 수출입은행과 코메르츠방크로부터 외환은행 지분 9천89주를 주당 8천488원에 사들였다.

론스타는 또 공시에서 "22일 시간외 대량매매에 따라 매수인으로부터 지급받은 주식매매대금의 일부로 위 대출금의 일부를 상환할 예정"이라고 밝혀 외환은행 지분 매각으로 받은 1조1천927억원으로 남은 대출금 4천846억원 전액을 상환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

이는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이 최근 언론과 두차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외환은행의 일부 지분 매각은 부채 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힌 것과 대조적이다.

대출금을 전액 상환하더라도 6천억원 이상의 자금 회수가 가능하지만 론스타가 일부만 상환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상당부분이 투자금 회수 등 다른 용도에 쓰였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만약 론스타가 대출 상환에 900억원 가량만 사용할 경우 지난 2월초 배당으로 받은 3천542억원을 포함해 2003년 10월 초기 투자액 1조3천833억원 전액을 회수할 수도 있다.

론스타는 이와함께 그레이켄 회장이 최근 이메일 인터뷰에서 "더 이상 외환은행 지분을 쪼개 팔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공시에서 "이번 처분 후 나머지 소유주식 3억2천904만주(51.02%)를 장래에 전부 또는 일부를 매각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지분 분할 매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사회단체 등에서는 론스타가 조기 탈출을 위해 언론 등에 허위 정보를 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장화식 정책위원장은 "론스타가 법원의 1심 판결이나 금융감독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완료되기 전에 한국을 탈출하기 위해 역정보를 흘릴 가능성이 있다"며 "당국이 론스타 투자자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 확보와 자금 흐름 추적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지분매각 대금 일부를 대출 상환과 투자자금 회수 목적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국내 시장 재투자에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그레이켄 회장은 앞으로 10년 이상 한국에서 투자활동을 지속하고 싶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표명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싱가포르와 대만계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린 점이나 지분 매각대금 사용처 등에 대한 여러가지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며 "투자와 자금 회수, 재투자 등이 일상적인 펀드 속성상 론스타가 국내 시장 재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