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육센터건립지원 행정편의적 발상
실직창업점포지원, 불공정 경쟁 유발해


방송발전기금이 민간단체인 광고단체연합 임직원들에게 인건비를 제공하고 시청자단체활동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일반시민단체를 지원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국민체육진흥기금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와 상관없이 지역마다 국민체육센터 건립을 지원하는 것도 수정돼야 하며 근로자복지진흥기금의 `실직자 창업점포지원사업'은 불공정거래를 유발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군인복지기금은 그동안 수차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자산운용에 대한 평가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채 성과가 나쁘면 단지 거래 금융기관을 교체하고 있으며 남북협력기금은 자산운용 목표수익률을 물가상승률로 잡아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기금운용평가단(단장 박상수 경희대교수)은 최근 39개 정부산하 기금(사업운용 26개, 자산운용 33개, 중복 20개)에 대한 2006년도 사업.자산운용 평가보고서를 작성, 국회에 제출했다.

평가단은 대학교수.연구원.회계사 등 민간전문가 67명으로 구성됐다.

평가단은 보고서에서 방송발전기금의 한국광고단체연합회 운영지원 사업의 경우 총사업비 10억원 가운데 8억6천만원이 연합회 임직원의 인건비로 쓰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민간기구 성격의 이 단체는 정부의 예산이나 공공기금으로부터 지원받아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평가단은 또 이 기금의 `시청자활동지원사업'은 시청자단체 활동을 활성화는데 목표를 두고 있으나 실제로는 일반시민단체 지원의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평가단은 국민체육진흥기금이 시.군.구 지자체의 재정자립도와 상관없이 국민체육진흥센터 건립사업으로 30억원씩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재정자립도가 높은 광역단체는 지원대상에서 빼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가난한 지역의 주민들에게 국민체육진흥센터 혜택이 우선적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데도 부지.예산이 확보되는 지역에 먼저 지원함으로써 `부자 지자체들'이 상대적 수혜를 입도록 하는 것은 행정 편의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다.

평가단은 아울러 근로자복지진흥기금의 `실직자창업점포지원사업'은 실직근로자의 생활안정과 일자리창출 효과가 적은 데다 사업 수혜자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동일지역 비슷한 업종의 사업장과의 불공정경쟁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사업의 선정기준에 실직기간은 있지만 가구소득.재산상태 등은 빠져 있어 수혜자가 빈곤층이라고 볼 수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기금들의 자산운용이 무성의하게 이뤄지고 있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단은 군인복지기금의 경우, 173개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고 있어 효율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군 또는 전체기금 단위로 통합돼야 하지만 그동안의 지속적인 지적에도 불구하고 고쳐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금의 거래 금융기관 선정기준도 막연한 상태여서 성과가 나쁘면 단지 금융기관을 교체하는 방식을 반복하고 있는데 과거 수년간 계속된 지적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단은 비판했다.

아울러 여유기금 운용 평균 잔액이 작년에 6천억원에 이른 남북협력기금의 목표수익률은 `한국은행의 물가상승률'로 설정됐고 단기가 아닌 중장기 자산도 확정금리형 상품위주로 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연구개발기금의 목표수익률은 `3년간 운용수익률 평균'이며 전력산업기반기금은 단기와 중장기자산의 목표수익률이 같고 지역신문발전기금은 기금이사 1명이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평가단은 전했다.

한완선 기획처 기금제도 기획관은 "기금들의 자산운용은 많이 개선됐으나 아직 초보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기금의 규모와 상관없이 자산운용 인력이 1명이라는 것은 기금이 개인투자자나 다름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