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씨 비공개 심문 요구했으나 불발

영화배우 권상우(31)씨가 증인으로 출석한 15일 오후 창원지법 진주지원 1호 법정 출입문으로 통하는 길 옆에는 진주지역 팬 100여명이 몰려 혼잡이 빚어졌다.

진주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안창환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5시20분께부터 폭력조직 '서방파' 두목 출신인 김태촌씨의 협박사건 등에 대한 심리공판을 열고 권씨를 증인으로 출석시켰다.

공판이 시작되기 1시간전부터 팬들과 취재진들은 법정으로 통하는 길목에 진을 치고 권씨를 기다렸다.

심리공판 10여분전에 권씨가 외제 승용차를 타고 진주지원 주차장으로 들어오자 권씨를 보려는 팬들이 승용차쪽으로 일제히 달려갔고, 이에 권씨를 따라온 일행은 "권씨가 알려지는 것이 싫으니 법정으로 조용히 들어갈 수 있도록 요구한다"며 길을 퉜다.

푸른색 난방과 청바지 차림에 갈색 모자를 눌러 쓴 권씨가 법정으로 들어가는 순간 팬들이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일부는 사인까지 요구하며 권씨를 둘러싸기도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법원 직원들이 나서 이들을 제지하며 권씨를 법정으로 안내했다.

이후 법정에서 권씨는 증인선서를 마친 뒤 재판부에 "언론 등에 알려지는 것이 싫으니 비공개로 심문을 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재판부가 "사건 자체가 이미 알려져 비공개는 안된다"고 해 심문이 공개리에 진행됐다.

권씨는 심문도중 방청하던 일부 팬들과 취재진이 웅성거리며 약간의 소란을 피우자 또다시 재판부에 "제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며 증인 신분인데 공개적인 심문을 하면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재판부는 소란을 피운 방청객들을 법정 바깥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한편 김태촌씨는 휠체어를 타고 링거까지 꽂은 채 주치의와 동행, 법정에 출두했으며 권씨가 앉은 증인석 옆에 자리 잡았지만 한동안 서로 눈도 맞추지 않았다.

그러다 재판부가 양측에 질문을 허락하자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며 질문과 답을 주고 받았다.

김씨는 질문에서 2006년 4월 전화통화에서 협박하지 않은 것을 애써 강조했고 권씨도 "협박을 받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김씨는 이어 "전화통화 과정에서 권상우씨, 권상우님이란 존칭을 사용했고 '김태촌인데..'라는 협박성 발언을 하지 않았죠"라고 물었고 이에 권씨는 "네"라고 답했다.

1시간30여분에 걸쳐 비교적 긴 시간 심문을 받은 권씨는 취재진을 피해 법정 옆 복도에서 한참동안 기다리다 승용차로 뛰어 간후 곧바로 진주지원을 떠났다.

(진주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shch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