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게 쌓인 색의 표층에서 옛 기억속 풍경이 부활한다. 때로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이 되고, 때로는 아름다운 꽃이 되고, 찬란한 우주가 된다. 원과 타원 등 기호는 다양한 색면과 만나 예전의 추억을 담아 낸 보물상자 같다.’


미국 뉴욕화단에서 30여년간 활동하고 있는 김웅씨(55)가 마음속에 간직한 ‘기억의 보따리’를 서울 신사동 예화랑 3개층 전관(26일~6월14일)에 풀어 놓는다.


김씨는 형상이 사라진 화면에 원 타원 등 기호를 사용해 어릴적 기억의 흔적을 ‘은유적 풍경’으로 되살려내는 추상회화 작가다.


지난 2004년 서울 성곡 미술관의 개인전 이후 3년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근작 40여점을 ‘체크 무늬로 피어진 꽃’‘접시 위에 얼굴’‘풍경과 나의 관계’등 3개의 테마로 나눠 보여준다.


캔버스 안의 조형구조와 독특한 색채가 어우러져 작가의 독자적인 화풍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김씨의 작품‘무제’시리즈에는 무겁고 거친 붓질과 다독거리는 색층의 반복때문인지 감칠 맛나는 회화의 무게감이 녹아 있다. 마치 농부가 밭을 갈듯이 꾸준하게 경작 해가는 과정이나 광부가 광맥을 캐들어 가는 고된 작업처럼 묵직한 여운도 흐른다.


김씨의 작품은 세계미술시장이 주목하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김씨는 지난 1976년 예일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미술교수로활동했다.작품가격은점당(100호기준.160×132cm)2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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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