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에서 거침없이 질주하던 현대자동차에 급제동이 걸렸다.

3월과 4월 두 달 연속 도요타에 밀리며 월별 판매 순위가 2004년 이후 3년4개월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현대차는 일부 차종의 판매가격을 낮추는 등 공격적인 판촉활동에 들어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내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의 지난달 판매실적이 1만7632대에 그쳐 월별 판매 순위가 11위로 떨어졌다.

전달보다 11.9%,작년 4월에 비해 31.5% 줄어든 저조한 실적이다.

2002년 말 생산을 시작한 베이징현대가 양산 초기인 2003년과 라인조정작업을 벌인 2005년 5월(12위)을 제외하고 판매 부진으로 10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따라 올초 5%를 웃돌던 시장점유율도 3월 4.4%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달엔 3.8%로 낮아졌다.

이에 비해 일본 도요타의 중국 합작법인인 이치도요타는 지난달 7위(2만479대)에 올라 두 달째 베이징현대를 제쳤다.

둥펑닛산(4위)과 광저우혼다(5위) 등 다른 일본 합작업체는 물론 치루이(6위) 신룽기차(9위) 샤리(10위) 등 중국 토종업체들까지 베이징현대를 앞질렀다.

베이징현대의 실적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다른 업체와 달리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가격인하 시기를 늦춘 데다 라이벌인 도요타가 중국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브랜드 파워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GM 폭스바겐 등 글로벌업체와 중국 토종업체 간 가격인하 전쟁이 불붙으면서 베이징현대가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다급해지자 베이징현대는 최근 주력차종인 엘란트라(구형 아반떼)와 쏘나타(EF)에 대한 딜러지원금을 대폭 늘려 사실상 10%가량의 가격인하를 실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주말부터 본격적인 판촉에 나섰으며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시장점유율 4% 회복은 물론 선두권으로 재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노력을 병행하고 현지용 저가차 출시를 서두르는 등 대책마련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