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盈敎 < 동국대 총장 youngfive@dongguk.edu >

며칠 전 한 정신과 의사가 쓴 인간의 정신력 강화에 관한 책을 읽었다.

그는 정신력 강화의 세 가지 요소를 말했는데 그것을 'ACE 정신능력'이라고 명명했다.

'ACE'는 영어의 Awareness Power(자각능력),Creative Power(창조능력),그리고 Executive Power(실행능력)의 첫 자를 딴 것인데,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러한 정신능력을 가진 인류의 성인(聖人) 가운데 부처님을 연상했다.

부처(Buddha)란 '깨달은 자'를 의미하는데 깨달음에 도달하기 위해 제일 먼저 선행돼야 하는 것이 바로 자각능력이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관찰자로서 볼 수 있는 눈을 갖는 능력이 바로 자각능력이다.

우리는 과연 오늘날 우리 자신의 내면에서 발생하는 진정한 나의 모습을 보고 있는가. 공공기관의 감사직에 있는 감사들이 적절하지 못한 외유로 국민의 비난을 받고 있다.

잇따라 몇몇 구청장 또한 유사한 문제로 언론의 입에 오르고 있다.

자신의 모습을 객관화할 수 있는 자는 국민의 비난을,언론의 비난을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다.

이러한 자각능력은 모든 공직자가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정신능력이어야 할 것이다.

책의 저자에 따르면 인간의 정신능력 가운데 창조능력은 미래를 설계하는 능력이라고 한다.

미래의 나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그려내는 능력이다.

만일 위의 공직자들이 자신의 미래 모습을 그려내며 살았다면 그와 같은 우(愚)를 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부처님이 모든 인간이 생로병사의 고통을 겪는 모습을 보고 이는 인간의 진정한 모습이 아닌,현재 겉으로만 드러난 현상이라고 보았다.

싯다르타는 출가와 함께 깨달음의 미래 자신의 모습을 본 것이다.

그래서 나는 부처님이 창조능력을 갖춘 성인이라고 본다.

실행능력은 자신이 선택한 것을 실천해 내는 능력이다.

부처님은 왕자로서의 삶을 버리고 중생을 구제하는 삶을 선택했으며 이를 위해 온갖 부귀영화를 버리고 수행을 위해 출가를 단행한 위대한 실천가다.

우리는 많은 유혹 속에 둘러싸여 현재의 삶을 살고 있다.

금연을 마음먹은 흡연자에게는 담배가 유혹이며 공직자에게는 금전에서부터 부적절한 외유에 이르기까지 여러 유혹이 있다.

나에게,그리고 우리에게 적절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이 된다면 이를 실천해 내는 실행능력이 필요한 시대다.

서울의 밤이 연등으로 밝다.

부처님 오신 날을 기리는 연등을 바라보며 부처님의 모습을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