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개인 투자자들은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최근 들어 주식시장에서 개인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5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점차 매수 강도를 줄여가고 있고 기관 투자자들은 연초 이후 6조원 이상의 매물을 쏟아내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4월 이후 9300억원 가량의 주식을 사들이며 당당히 시장의 중심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예전엔 개인이 시장을 주도하게 되면 '시장도 이제 끝물'이란 지적이 나왔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평가다.

◆ 적은 금액으로도 시장 들어올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지금 시장은 개인이 주도하는 장이라기 보단 적은 금액으로도 시장을 들어올릴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수가 연일 고점을 갱신하고 있는 가운데 출회되는 매물이 크지 않아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의 적은 매수세로도 지수가 상승할 수 있단 얘기다.

과거 12년간 지수 1% 상승시 필요한 거래대금은 평균 18.6조원이었지만, 지금은 14.7조원만 있으면 지수가 1% 상승할 수 있다.

투신권의 펀드 환매에 따른 매물 출회가 지속되고는 있지만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어 지수에 영향을 줄 만큼의 규모는 아닌데다, 프로그램의 영향력도 줄어들었다.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는 지난 2월 4조원을 넘던 것이 현재는 2조5000억원대로 줄어든 상태.

심 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전기전자와 은행, 운수장비 등 그 동안 저평가된 종목들은 지속적으로 순매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장의 정체로 주식시장으로 선회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이 미수거래 제한 등을 배경으로 예전보다는 리스크가 줄어든 안정적인 매매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수급 개선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심 팀장은 "적은 규모의 순매수로도 지수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고, 정부가 부동산 억제 정책을 지속해 나갈 것이란 점 등에서 개인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흐름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문제는 신용잔고

연초만해도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의 10% 수준에 불과했던 신용잔고가 최근엔 60% 수준까지 늘어났다.

삼성증권 정영완 연구원은 "단기 시장 상황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너무 큰 자신감이 오히려 칼날이 되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잔고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져 있어 개인들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건이 생겨 매물이 출회된다면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얘기다.

정 연구원은 "시장의 변동성이 과거와 달리 줄어들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개인 투자자들은 신용거래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연구원은 변동성의 감소가 상대적인 시장의 안정성뿐 아니라 향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94~95년 대세 하락기와 2000년대 초반 IT버블 붕괴시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하면서 변동성도 저점을 찍고 상승했던 사례가 있음을 환기시켰다.

정 연구원은 따라서 "신용매매는 본인이 익숙하고 펀더멘털에 대해 자신이 있는 종목에만 한정하고, 3개월 미만의 단기 수익제고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한번에 사용 가능한 모든 신용잔고를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매도 목표단가와 손절매 단가를 미리 정해놓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

정 연구원은 "성과가 마음 먹은만큼 안나올때는 잠시 쉬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