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위.네거티브감시위 설치.."당 중심체제 확립할 것"

朴 `수용', 李 `유보' 당 내홍 중대기로


"소속의원 비리로 재보선시 공천포기"..당협위원장 재산공개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30일 "제가 물러나면 당장 새 지도부 구성을 놓고 당내 갈등과 혼란이 증폭될 것이고 자칫 당이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사퇴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오전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자정기능 강화 ▲당 중심체제 확립 ▲문호개방을 골자로 한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대표직을 사퇴해 당이 안정을 되찾고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지만 지금은 제가 물러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물러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다만 강 대표는 "결코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내 경선이 끝나면, 대선후보와 협의해서 연말 대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입장표명과 쇄신안에 대해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는 한선교 대변인을 통해 "강 대표가 책임있는 결정을 하셨다고 생각한다"고 환영했지만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은 "좀 두고 보자"며 공식반응을 유보했다.

이 전 시장측은 오후에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강 대표의 안은 혁신책이 아니라 보신책에 불과하다"며 즉각 사퇴와 비대위 구성을 촉구했고, 전여옥(田麗玉) 의원도 "강 대표가 지금 이 시점에서 물러나는 것이 당 쇄신"이라고 말하는 등 사퇴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아직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이재오(李在五) 최고위원이 쇄신안에 불만을 표시하며 자진사퇴할 경우 파문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시장측이 현 체제를 수용할 경우 당 갈등은 일단 봉합될 가능성이 크지만 사퇴쪽으로 방향을 잡을 경우, 당 진로를 둘러싼 박.이간 갈등은 더욱 첨예화 되면서 양측의 결별 수순이 현실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목된다.

강 대표는 쇄신안에서 "`후보의 당'이 아닌 `당의 후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당 중심체제 확립'을 선언하고, "경선 로드맵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여론조사 반영 문제를 놓고 지지부진한 `경선 룰' 논의와 관련, "후보 대리인들이 참여하고 있는 `당헌당규개정특위'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며 "당 대표가 직접 팔을 걷어 붙이고 최고위원회의에서 매듭짓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빠른 시일 내에 대선후보선출관리위원회와 국민검증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며 특히 당내 후보 검증 논란과 관련, "당 선관위 산하에 ‘네거티브 감시위원회’를 설치해 캠프들끼리의 근거 없는 비방과 음해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두 유력 대선주자들에게 "분열과 반목은 용납할 수 없다"며 "당으로 돌아와 소통하기 바란다"고 촉구하고 "당 선관위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당헌에 따라 상임고문으로 임명할 것이며 그 이전이라도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며 ▲대선 주자 캠프 인원수 최소화 ▲상대 주자 음해성 언동 당사자 윤리위 회부 ▲후보간 `공정경선.정책경선.상생경선' 실천 협약의 체결 등을 주자들에게 당부했다.

부패척결 등 자정 기능 강화와 관련해서는 "비리 연루자는 아예 공천신청을 받지 않고, 특히 당 소속 선출직이 비리를 저질러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면 한나라당은 그 지역 공천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또 "국회의원에게만 적용되는 재산공개 대상을 모든 당협위원장으로 확대하고 재산뿐 아니라 병역과 납세내역까지 빠른 시일안에 낱낱이 공개할 것"이라며 당대표 직속 감찰위원회 신설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지방의원들도 상임위 직무와 관련되는 영리활동과 겸직을 금지토록 하고, 뇌물과 불법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관련자는 기소 즉시 당원권을 정지하고 형이 확정되면 출당시키겠다며 "지금 당장 해당되는 선출공직자가 있는지 윤리위에서 전면조사하여 바로 조치하겠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외부 인사 수혈과 관련해서는 "국민적 대표성을 지닌 지도자급 인사들을 최고위원으로 모실 것"이라며 "필요하면 지명직 최고위원 정수를 늘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곧바로 핵심 당직 개편을 단행한 뒤 `공정경선결의대회'를 열어 모든 당직자가 중립서약을 하도록 할 것이며 `당 개혁 TF'도 발족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