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5관왕 신지애(19.하이마트)가 엠씨스퀘어컵 크라운CC여자오픈에서 7타차 열세를 뒤집는 극적 드라마를 연출하며 시즌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신지애는 27일 제주 크라운골프장(파72.6천30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이주은(30.보그너)과 18번홀(파5.497야드)에서 치른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컵에 입맞췄다.

올해 들어 처음 우승컵을 안은 신지애는 프로 데뷔 이후 통산 네번째 우승과 함께 12경기 연속 '톱10' 이라는 경이적인 기록행진을 이어갔다.

1라운드에서 4오버파 76타를 쳐 공동 32위에 처져 있었던 신지애는 2라운드에서 공동 14위까지 치고 올라온 뒤 이날 바람이 거세게 부는데도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뽑아 5언더파 67타의 코스레코드를 뿜어내며 공동 선두로 도약한 끝에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그러나 1,2라운드 선두를 유지했던 이주은은 중압감을 못이기는 듯 마지막 7개홀에서 보기 4개와 버디 1개로 3타를 잃으면서 연장전에 끌려들어 가 프로 데뷔 8년 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날렸다.

이주은에 앞서 경기를 펼친 신지애는 2,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뒤 7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 전반에만 3타를 줄이며 역전에 시동을 걸었다.

후반에 파 행진을 이어가던 신지애는 14번홀에서 5m짜리 버디퍼트를 홀에 떨궜다.

그러나 전반에 이미 1타를 잃었던 이주은은 12번홀부터 14번홀까지 바람에 흔들리면서 그린을 놓치는 등 잇따라 보기 3개를 저질러 신지애에게 1타차까지 추격을 허용,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신지애가 16번홀에서 11m짜리 어려운 버디퍼트를 성공시키자 이주은도 힘겹게 버디퍼트를 낚아채 선두를 유지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주은은 17번홀에서 티샷이 빗나간데다 그린마저 놓쳐 보기를 범하면서 결국 연장까지 흘러가고 말았다.

의기 소침한 이주은과 득의만면한 신지애는 연장전 티샷부터가 차이가 났다.

신지애는 연장전에서 티샷을 270야드나 날린 뒤 220야드를 남기고 두 번째 샷을 3번 페어웨이우드로 과감하게 공략, 그린 가장 자리에 올려 가볍게 2퍼트로 버디를 잡아냈다.

그러나 티샷이 신지애보다 30야드나 짧았던 이주은은 두번째샷을 해저드 앞까지 안전하게 보낸 뒤 세번째샷으로 버디를 노리는 전략을 선택했다가 그린을 넘어가는 어이없는 샷으로 허망하게 준우승으로 밀리고 말았다.

신지애는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았는데 오늘 아이언샷이 너무 좋아서 첫 우승이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듯 하다"면서 "이번 시즌에는 대회 수가 많아 최소한 5승을 거두고 싶다"며 욕심을 드러냈다.

문현희(24.휠라코리아)가 합계 1오버파 217타로 3위에 올랐고, 김하늘(엘로드.19)이 합계 2오버파 218타로 4위, 안선주(20.하이마트)와 박희영(20.이수건설)이 나란히 합계 4오버파 218타로 공동 5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MBC가 창설한 `MBC투어' 1차 대회였으나 정작 MBC는 방송 편성시간을 이유로 연장전을 앞두고 중계를 중단해 빈축을 샀다.

(제주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