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휴대전화와 생활가전 분야의 선전에 힘입어 1.4분기 영업실적이 전분기 대비 대폭 개선됐다.

LG전자는 1.4분기 글로벌 연결 기준으로 매출 9조5천929억원, 영업이익 27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준으로 봤을 때 LG전자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1천711억원에 비해서는 83.8% 줄어들었다.

그러나 본사 기준으로 보면 매출은 6조33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천72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는데, 이는 증권사가 전망한 매출 5조7천285억원과 영업이익 745억원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LG전자는 글로벌 기준으로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와 생활가전을 맡은 디지털 어플라이언스(DA) 사업부에서 각각 4.8%, 5.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성과를 올렸지만 PDP 패널 등을 생산하는 디지털 디스플레이(DD) 사업부는 2천62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1분기 휴대전화, 생활가전 "웃었다" = 1.4분기 MC 사업부는 매출액 2조5천86억원, 영업이익 1천214억원을 기록했다.

(이하 글로벌 기준)
휴대전화만 보면 DMB폰과 샤인폰 등 고가 휴대전화의 판매량이 늘었고 GSM 신흥시장 물량이 증가한 데 힘입어 매출액은 작년 동기에 비해 18% 증가한 2조3천53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천102억원이었다.

MC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1.4분기 -1.4%로 시작해 2.4분기 0.4%, 3.4분기 1.8%를 기록한 데 이어 전분기 4.6%, 올해 1.4분기 4.8%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샤인폰은 유럽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1분기 작년의 히트 상품인 초콜릿폰보다 더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1분기 휴대전화 판매량은 1천580만대로 전 분기(1천790만대)에 비해 12% 감소했지만 작년 동기(1천410만대)에 비해서는 13% 증가했다.

CDMA폰의 경우 내수 시장에서는 판매량이 46% 증가했고 해외에서는 전분기 대비 물량은 감소했지만 고가폰의 매출 증대에 힘입어 평균판매가격은 대폭 개선됐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GSM폰도 북미와 유럽 물량은 감소했지만 신흥 시장 물량은 대폭 증가해 작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8% 증가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DA 사업부도 실적이 좋았다.

DA 사업부는 1.4분기 매출 2조9천412억원, 영업이익 1천685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은 전분기 및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5.1%, 15.1% 증가한 것이다.

매출은 한국 시장에서는 에어컨과 양문형 냉장고의 성장에 힘입어 작년 동기 대비 29% 신장했고 해외 시장에서도 환율 절상과 원자재가격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작년 동기 대비 1.1% 포인트 상승한 5.7%를 달성했다.

◇ PDP 패널 사업 적자 계속 = 그러나 PDP 패널과 TV 세트 등을 생산하는 DD 사업부는 적자가 이어졌다.

DD 사업부는 1.4분기 매출액 2조7천53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4% 감소했고 2천621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나 972억원의 적자를 본 전분기보다 상황이 좋지 못하다.

LG전자는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TV, 모니터 판매가 감소했고 대형 평판TV 판가도 전분기 대비 10% 이상 하락해 영업손실 규모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문제는 PDP 패널의 판매가격 하락인 것으로 보인다.

40인치 이상 PDP 패널은 LCD 진영과의 경쟁과 PDP 진영 내부 경쟁 등으로 인해 평균 판가가 작년 한해 20% 가까이 하락했고 올 들어서도 15% 가량 더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1년 전 744달러였던 HD급 42인치 PDP 모듈은 올 1.4분기 515달러로 내렸고 50인치 모듈은 같은 기간 1천260달러에서 822달러로 떨어졌다.

디지털 미디어(DM) 사업부의 경우 1분기 매출액 1조3천819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7.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률은 0.8%로 전분기(0.9%) 수준을 유지해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오디오와 비디오 제품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고 CIS 지역에 거치형 미디어 제품의 공급이 과잉돼 판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 실적 전망 = LG전자는 2.4분기에는 DA와 MC 사업부를 중심으로 실적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A 사업부는 에어컨이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MC 사업부도 계절적인 수요 증가에 힘입어 출하량이 증가하고 평균판매가격도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DD 사업부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느냐에 있다.

일단 LG전자는 2.4분기가 되면 TV 가격 하락폭이 둔화되고 원가 절감 활동이 성과를 거두면서 사업부의 적자폭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40인치 이상 평판 TV 수요는 1.4분기 450만대에서 2.4분기 560만대, 3.4분기 700만대 등으로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계속 신모델을 내놓고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면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C 사업부의 경우 계절적인 수요 증가와 3세대폰 시장 확대로 수익성이 좀 더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G전자는 CDMA폰의 경우 내수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모델의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해외 시장에서는 북미 시장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GSM폰은 중남미와 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물량이 크게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LG전자는 예상하고 있다.

다만 LG전자는 DM 사업부는 2.4분기 IT 제품의 비수기에 들어가고 판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소폭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