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취업제의 한국어 시험이 9월16일로 연기되면서 재중 조선족사회가 사기 행각으로 혼란한 가운데 이번에는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가 한국어 시험 장소에서 제외돼 조선족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무연고 동포의 방문취업제, 한국말 시험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에 따르면 중국 지역 한국어 시험은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칭다오, 톈진, 광저우, 옌타이, 난징, 난양, 충칭, 창춘, 다롄(홍콩 제외) 등 11개 지역에서 치러진다.

동북3성 지역에서는 창춘과 다롄 단 2곳에서만 실시되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조선족이 많이 살고 있는 동북3성 지역 조선족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옌볜자치주 주도인 옌지시 거주 조선족 윤모 씨는 28일 "한국 정부는 방문취업제의 실제 수혜대상인 조선족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옌지시, 랴오닝성 선양(瀋陽)시,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 등을 시험장소에서 제외한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다"며 "진정 동포를 위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문취업을 준비하는 하얼빈 거주 한 조선족도 "옌지, 선양, 하얼빈에서 창춘과 다롄까지 가려면 시간은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된다"며 "고국에 취업하기 위해 학원에 다니고, 시험 수수료 내고, 시험을 보기 위해 동포가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엄청나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시험 장소 선정에서 옌볜이 제외된 것은 중국 '고시중심'이 횡포를 부리는 것"이라며 "앞으로 시험이 공정하게 치러질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중국전문인터넷 매체인 '온바오'는 "조선족 80%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옌볜조선족자치주의 주도인 옌지(延吉)시, 랴오닝성 선양(瀋陽)시,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 등에 거주하는 조선족들은 시험장소에서 제외된 것에 대한 불만 표출은 물론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감마저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교육과정평가원 측은 이에 대해 "조선족 밀집 지역인 동북3성 지역의 시험 확대에 대해 시험을 실행하는 중국 '고시중심'에 요구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문제 출제와 채점을 맡고 고시중심은 시험 실행을 책임진다.

한편 방문취업제 대상자는 한국어 시험에서 기준 점수 이상을 받은 사람들 중 법무부의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발된다.

한국어 시험 원서접수는 7월초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