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주총장서 두산 지배구조 질타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 두산중공업 등기이사로 선임돼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두산그룹은 16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제개혁연대 등 일부 주주들의 강한 반발로 6시간이 넘는 진통 끝에 서면 투표를 실시해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과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을 각각 두산중공업 등기이사로 임명했다.

박용성 회장은 출석 주식수의 97.19%에 달하는 6천666만8천341주를 얻었으며 박용만 부회장은 97.18%에 이르는 6천666만2천505주로 사내이사 등재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박용성 전 회장은 2005년 11월 '형제의 난'을 책임지고 그룹 회장직에서 사퇴한 뒤 15개여만에 경영 전면에 나서게됐으며 조만간 이사회 의장으로도 선출돼 사실상 그룹을 총괄하게될 전망이다.

아울러 고(故) 박두병 초대회장의 4남 박용현 연강재단 이사장이 최근 두산산업개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산그룹이 박용성(3남), 용현(4남), 용만(5남) 등 '형제 경영' 체제로 복귀한 셈이다.

박용성 전 회장은 경영사퇴 이전에 두산그룹 회장,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 두산인프라코어 등기이사 등을 맡았고, 박용만 부회장은 ㈜두산 대표이사 부회장, 두산중공업 등기이사,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수행했었다.

아울러 이날 주총에서는 이성희 두산중공업 부사장이 사내 이사로 선임됐으며 사외이사로는 이건웅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 이부식 교통개발연구원 원장, 김종상 세일세무회계법인 대표, 박정규 박정규법률사무소 대표가 각각 임명됐다.

한편 경제개혁연대의 김상조 소장은 이날 주총장에서 박용성 전 회장 등 지배주주 일가 때문에 두산중공업 등 두산 그룹 계열사의 경영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면서 이들의 이사 선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소장의 두산 지배구조에 대한 질타가 길어지자 일부 참석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잠시 언성이 높아지고 플래카드 등이 주총장에 휘날려 정회 소동까지 벌어졌지만 다행히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