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 딸 친부라고 주장하는 세번째 남성 출현

8일 돌연사한 미국 여배우 안나 니콜 스미스(39)의 딸을 둘러싼 친부 확인 소송과 관련, 담당 판사는 9일 래리 버크헤드 측의 사체에 대한 긴급 유전자 감식 요구를 거부했으나 스미스의 사체를 20일까지 보존하라고 8일 명령했다.

스미스의 전 남자친구이자 사진작가인 버크헤드는 자신이 스미스가 바하마에서 출산한 5개월 된 딸 대니얼린의 생부가 분명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버크헤드측 변호사는 이날 "누군가가 아기를 바꾸는 일이 없도록" 스미스의 유전자가 필요하다며 법원에 긴급 유전자 감식을 요청했다.

버크헤드측은 아이의 양육권도 함께 요구했으나 아직 판결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스미스는 뒤늦게 자신의 변호사이자 출생증명서에 친부로 등록된 하워드 K. 스턴이 아이의 진짜 아버지라고 밝힌 바 있으나 버크헤드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스미스측 변호사인 론 레일은 "지금과 같은 시점에 긴급 통지를 보내 법원에 출석하도록 하다니 비열하다"고 비난했다.

레일은 스미스의 유전자가 아이의 친부 확인과 무관한 만큼 긴박하게 다룰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스미스의 예상치 못한 죽음으로 아이의 양육권을 갖는 사람이 아이의 유산 상속분도 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자산 계획 전문 변호사인 크리스토퍼 클라인은 만약 스미스가 유언을 남기지 않았고, 그녀가 친부라고 밝힌 스턴과의 혼인 관계도 확인되지 않는다면 아이의 친부로 밝혀지는 사람이 그녀의 유산을 나눠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정 전문 변호사인 마크 빈센트 카플란은 법적 친부인 스턴이 당장은 그가 아이의 양육권을 갖게 되겠지만 만약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니라면 양육할 권리가 없는 만큼 친부 확인 검사가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스미스가 생전에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해도 유언장의 작성과 서명 시기를 놓고 문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플란은 스미스의 변호사인 스턴이 유언 집행자로 등재돼 있다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적으로 유언집행자가 상속자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스미스 전 남편인 텍사스 석유 재벌 하워드 마셜 2세의 유산을 둘러싼 유산 상속 분쟁도 앞이 불투명하게 됐다.

스미스는 26세였던 1994년 89세의 텍사스 석유 재벌 하워드 마셜 2세와 결혼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마셜은 이듬해 사망했고 그때부터 스미스는 마셜 아들과 유산 상속 분쟁을 계속해 왔다.

사우스텍사스대학 법학과의 찰스 W. 록키 로즈 교수는 "형사 소송은 피고인이 사망시 소송도 종결되지만, 금전과 관련된 민사 소송의 경우 상속자가 계속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헝가리 출신 배우 자자 가보의 남편인 프레더릭 폰 안할트(59)는 이날 스미스와 10여년간 불륜관계에 있었다며 자신이 아이의 진짜 아버지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폰 안할트는 "돌이켜 보면 그녀는 이 남성들이 아니라 나와 함께 있었다"면서 대니얼린의 양육권이 스턴이나 버크헤드에게 넘어간다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가보의 8번째 남편으로 귀족 출신으로 알려진 그는 스미스가 마셜과 혼인 상태였던 1990년대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처음 만났으며 그녀가 자신과 아내에게 먼저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곧이어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지에서 스미스와 만나 관계를 가져왔다며 "그녀는 자자의 팬이었으며 자자처럼 공주가 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몬트필리어< 미 버몬트주 > AP=연합뉴스)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