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업종 최초로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했던 업적을 기념하는 '섬유의 날'이 11일 20주년을 맞는다.

섬유산업연합회는 7일 오후 5시 서울 역삼동 섬유센터에서 기념행사를 열고,섬유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103명에게 공로패 및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항평 동일방직 대표는 금탑산업훈장을 받았으며,이광태 태경코퍼레이션 대표와 김상천 금오텍 대표는 각각 산업포장과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동일방직은 연 매출 430억원을 기록하는 중견 섬유 업체로 과감한 설비자동화로 가격경쟁력을 높이고,기술 개발을 통한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여 섬유업계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경세호 섬유연합회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북핵실험에 따른 개성공단의 표류를 비롯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등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며 "이런 환경 변화에 업계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해 섬유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동남아 등에 치받쳐 쇠락하고 있다지만 국내 섬유산업은 여전히 수출효자산업이면서 고용효과 등 측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핵심 기간산업"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4년 말 기준 섬유업체 수는 1만7343개로 전체 제조업체의 15.3%,고용은 29만4612명으로 10.5%를 차지하고 있다.

이 업체들이 생산한 섬유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39조1970억원에 달하며,지난해 수출액 역시 139억달러(전체 수출의 4.9%)를 기록했다.

현재 섬유·패션업계는 '제2의 르네상스'를 열기 위해 정부측에 '섬유특별법(섬유·패션산업의 구조 혁신을 위한 특별조치법)' 제정을 줄기차게 촉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업계는 지난 4개월 동안 섬유·패션업계 종사자 100만명으로부터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는 한편 지난 2일에는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대로 있다간 섬유산업이 고사위기를 맞을 것이란 공감대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1988년 8.3%까지 올라갔던 세계시장 점유율은 중국 베트남 등에 시장을 내주며 2002년 3.9%까지 곤두박질친 반면 수입은 매년 20%씩 늘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가 2015년까지 세계 4위의 첨단 섬유패션 강국 도약을 목표로 최근 '섬유ㆍ패션산업 비전'을 제기하고 있지만,특별법 제정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는 섬유·패션을 전략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산업자원부가 내년 예산으로 요청한 783억원 외에 3개 신규 사업에 필요한 추가 예산을 국회에 요청할 계획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