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서적 체인점이나 인터넷 쇼핑몰에 치여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미국의 소형서점들이 다양한 전략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9일 보더스그룹과 반스&노블 등 대형 서적 체인점이나 월마트 등 할인점, 아마존닷컴을 비롯한 인터넷 쇼핑몰의 공세로 미국의 소형 서점들이 연간 200~300개씩 문을 닫고 있지만 역시 비슷한 숫자의 소형서점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형점포의 생존 전략을 소개했다.

이 신문이 꼽은 소형점포 생존 전략의 대표적 사례는 카페 형태의 '사랑방' 변신.캘리포니아주 북부 페어팩스에서 '북비트(BookBeat)'를 운영하고 있는 개리 클라이먼씨는 기존 점포 공간의 대부분을 카페로 바꿔 성공한 케이스다.

그는 지난해 가을 최대 1만3000권을 전시하던 것을 신간 위주의 1500권으로 대폭 줄이는 대신 편안한 의자와 탁자, 라이브 공연무대를 갖추고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했다.

그 결과 책은 종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팔려나가면서도 수익은 크게 늘어났다.

지금은 전체 수익 중 60%가 카페에서 나오고 있다.

일부 서점은 대형 서점이 제공하지 못하는 독자와의 토론의 장을 열어 주민들을 서점으로 유인하고 있다.

지난해 일리노이주 스톡빌에 오픈한 '행간을 읽자(Read Between the Lynes)'라는 서점은 토론에 참여하려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레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는 서점도 눈에 띈다.

최근 30여년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운영되던 '브라조스(Brazos)'는 소유주가 문을 닫아야 겠다고 발표했다가 "지역의 명물을 사라지게 할 수 없다"는 주민 14명이 투자자로 참여,일단 생존의 길을 찾게 됐다.

또 다른 11명도 투자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의 케플러 서점의 경우도 지난해 8월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지만 지역 주민 24명이 5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다시 문을 열 계획이다.

할인점으로 탈바꿈하는 사례도 있다.

11년째 시카고에서 '브렌트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애덤 브렌트씨의 경우 이달 중 기존 점포의 문을 닫고 할인 책방으로 재오픈할 계획이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