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우승 상금 130만 달러가 걸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마저 제패, 4개 대회 연속 우승의 진기록을 세웠다.

우즈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골프장(파70.7천360야드)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68타를 쳐 최종 합계 270타로 스튜어트 싱크(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네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싱크를 제쳤다.

이로써 우즈는 브리티시오픈, 뷰익오픈, 그리고 PGA챔피언십에 이어 최근 출전한 네 차례 대회에서 빠짐없이 우승컵을 챙겨 '황제'의 위용을 과시했다.

또 1999년∼2001년 3연패, 작년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해 이 대회에서 무려 다섯 차례나 우승하면서 파이어스톤골프장과 '찰떡궁합'임을 입증했다.

우즈는 메이저대회를 능가하는 상금 규모를 자랑하는 WGC 대회에서만 11승을 따냈다.

특히 우즈는 투어 데뷔 10주년을 맞아 치른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기쁨이 더 컸다.

꼭 10년 전인 지난 1996년 8월28일 프로로 전향한 우즈는 이번 우승으로 통산 52승으로 바이런 넬슨과 함께 통산 다승 공동 5위에 올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우즈보다 승수가 앞선 선수는 샘 스니드(82승), 잭 니클로스(73승), 벤 호건(64승), 그리고 아놀드 파머(62승) 뿐이다.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시즌 6승을 올린 우즈는 다승왕을 예약했고 시즌 상금은 765만1천563 달러로 늘어나 2위 짐 퓨릭(미국.518만4천16달러)을 200만 달러가 넘는 큰 격차로 따돌려 상금왕도 사실상 확정짓다시피 했다.

싱크와 연장전에서 우즈는 첫 번째 홀과 두번째 홀을 파로 비긴 뒤 세 번째 홀에서는 벙커샷에 이어 파퍼트를 놓쳐 위기에 몰렸지만 싱크가 3퍼트 보기를 범한 덕에 기사회생했고 네 번째 홀에서 2m 버디를 잡아내 마침표를 찍었다.

우즈는 "연장전까지 간 것도 행운"이라면서 "여기서 우승을 많이 해봤기에 이런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날 보기 드문 4개 홀 연속 보기로 싱크에 1타차 2위로 밀렸던 우즈는 싱크, 짐 퓨릭(미국) 등과 치열한 우승 각축전을 벌여야 했다.

한때 2타까지 뒤져 그대로 주저 앉는 듯 했던 우즈는 그러나 10번(파4), 12번(파3), 13번(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선두로 나서 우승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싱크는 16번홀(파5)에서 우즈가 파퍼트를 놓친 사이 버디를 잡아내 1타차로 다시 따라 붙었고 이어진 17번홀(파4)에서도 1타를 줄여 '황제'를 연장 승부로 끌고 들어갔다.

그렇지만 PGA 투어에서 연장전을 고작 2차례 치러 1승1패에 그친 싱크가 10차례 연장전에서 단 한번 밖에 져 본 적이 없는 '연장불패'의 우즈를 이기기는 어려웠다.

2004년에 이어 두 번째 이 대회 우승을 노리던 싱크는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첫 번째 연장전에서 버디를 노린 칩샷이 홀을 살짝 스치며 비켜 간 데 이어 두 번째 연장전에서도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특히 우즈가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트린 세 번째 연장전에서도 우즈가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트리면서 파세이브에 실패하는 위기에 몰렸는데도 2m 파퍼트를 놓쳐 우승 기회를 제 발로 차버린 꼴이 됐다.

더구나 싱크는 우즈에 1타 앞선 채 치른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 밖에 줄이지 못해 우즈에게 역전의 빌미를 줬다.

싱크는 "오늘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르내렸는데 내리막에서 멈췄다"고 말했다.

29일 귀국하는 최경주(36.나이키골프)는 버디 4개에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오버파 281타로 공동 22위를 차지했다.

6만8천 달러라는 적지 않은 상금을 받은 최경주는 곧바로 귀국길에 올라 31일부터 열리는 한국프로골프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한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