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KIC.우리銀.기업銀 행장 임기만료
'모피아' 독식 금융권 인사 대폭 변화 예상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인선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입은행 행장도 오는 9월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금융가가 인사 시즌을 맞고 있다.

또 기업은행장과 우리은행장 임기도 내년 3월 만료된다는 점에서 후속 인사까지 감안할 경우 상당수의 인사들이 자리를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가는 전통적인 유력후보군인 '모피아(MOFIA:옛 재무부 출신을 이르는 말)' 출신 인사들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최근 청와대 인사 패턴을 볼 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제3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5일 정부 당국과 금융가에 따르면 9월 초 임기가 만료되는 수출입은행장에 김광림 전 재정경제부 차관과 양천식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및 제3의 민간 인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수출입은행장으로는 주로 재정경제부 출신들이 임명됐다는 점에서 이들 인사의 이름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 전 차관은 2년 이상 재경부 차관을 맡아 통상적으로 차관보급의 자리(?)로 전해지는 수출입은행장으로서 자격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차관은 강권석 기업은행장, 신동규 수출입은행장, 유지창 은행연합회장 등과 행시 14회 동기라는 점에서 은행권 인사들과 호흡도 좋은 편이다.

양천식 금감위 부위원장도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재경부 시절 국제금융.경제협력 파트에서 일한 바 있고 IMF 이후 주요 재벌기업의 구조조정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 의중이 반영된 전혀 새로운 인물이 유력 후보군을 제치는 경우가 많아 수출입은행장 역시 이같은 제3의 인사가 등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금융가는 보고 있다.

청와대가 재경부 등 관료 출신보다 제3의 인사를 통해 분위기를 일신하는 것을 선호하는 데다 대통령 임기도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이같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이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강원 KIC 사장 후임을 놓고도 쟁쟁한 인사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명호 HSBC은행 서울지점 회장은 오랜 관료 경력이 있으면서 시장 생리를 비교적 잘 아는 인사로 꼽힌다.

이영균 한국은행 부총재보, 박철 전 한은 부총재, 홍석주 한국증권금융 사장 등도 KIC 후임 사장으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KIC 사장은 금융.투자 관련 분야에 10년 이상 종사한 자로 제한되기 때문에 국제금융 업무에 능통한 금융계 인사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내년 3월이 가까워지면 강권석 기업은행장과 황영기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돼 다시 한번 인사 태풍이 예상된다.

기업은행장은 전통적으로 재경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대체로 재경부 출신의 자리로 분류돼 왔다.

우리은행장은 행장추천위원회에 의해 선임되지만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재경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