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빌리 그레이엄'으로 불리며 세계 기독교계의 리더로 주목받는 릭 워렌 목사가 한국에 왔다.

개신교계가 초교파적으로 마련한 '목적이 이끄는 교회' 컨퍼런스와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13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리는 세미나에는 국내 목회자의 6분의 1인 2만명가량의 목사들이 참석을 신청했고 이날 오후 7시 서울 상암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컨퍼런스에는 10만명 이상 참여할 예정.

워렌 목사는 1980년 미국 캘리포니아 레이크포레스트에 새들백교회를 세워 26년 만에 등록교인 8만3000명의 대교회로 성장시킨 주역.

2002년에 나온 저서 '목적이 이끄는 삶'(디모데)은 영어판으로만 3000만부 이상 팔렸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적 지도자로 평가받는 그가 12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제가 한국에 온 것은 전 세계 교회의 모델이 되고 있는 한국교회를 통해 배우는 한편 여러 교단,교파로 갈라진 교회의 힘을 모으기 위함입니다.

전 세계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이 23억명을 넘습니다.

빗방울 하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여러 방울이 모이면 사막을 정원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교회와 교인의 힘을 모으면 가난과 질병,정의롭지 못함과 리더십의 부족 등 전 세계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워렌 목사는 또한 인류를 돕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교회와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안전한 사회를 구축하려면 3개의 다리가 필요하다"며 "그것은 공적 영역의 정부,사적 영역의 기업,영적 영역의 교회"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의제와 방향을 설정하고 제시하면 기업은 질병과 가난 등을 극복할 수 있는 전문성과 도구를 제공하며 교회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여러가지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세미나와 컨퍼런스가 침체상태에 있는 한국교회 부흥의 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를 '부흥의 파도를 소망하라'로 정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모든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생명의 축복을 전하고 싶습니다.

현대인의 가장 큰 문제는 영적 공허와 공백입니다. 자기 인생에 목적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고 있어요.

부모는 계획없이 또는 실수로 아이를 낳을 수도 있지만 하나님에 의해 계획되지 않은 아이는 없습니다. 자기 삶의 목적과 의미를 알 때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릭 워렌 목사는 14일 오전 청와대로 노무현 대통령을 방문한 뒤 부산 수영로 교회에서 세미나와 집회를 열 예정. 방한 일정을 마친 뒤 오는 17일 금강산에서 북측 교계 관계자를 만나 내년 3월로 예정된 평양 대부흥회 100주년 기념행사에 관해 논의할 계획이다.

워렌 목사 초청 행사의 준비위원장인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는 "13일 세미나에 참가한 2만여 명의 목회자들이 사후 장기기증 서약에 나설 계획이며 상암동 집회에서 모은 헌금은 전액 에이즈 환자 돕기에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