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순찰 강화 등 '성범죄와의 전쟁'

미국 해군사관학교가 각종 방지대책에도 불구하고 성범죄가 속출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해사 미식축구팀 쿼터백을 맡고 있는 라마 오웬 주니어는 지난1월 기숙사 방에서 동료 여학생을 강간한 혐의로 기소돼 10일 군사법정에 섰고 다른 축구선수와 교관이 조만간 성추행과 성적 모욕 발언 등으로 각각 재판 받는다.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에 위치한 미 해사는 최근 생도들의 성폭력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인근 술집에 대한 순찰을 대폭 강화하는 등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1976년 미 해사가 여학생에게 문호를 개방한 이후 40년동안 각종 성추행과 성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자 입학직전 시행하는 '신입생 여름학기'에 성범죄 예방 프로그램을 포함시키고 있다.

미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미해사는 1994년부터 10년 동안 성범죄가 단 한 건 발생했으나 최근들어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03년 미공군사관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이 사회적 관심을 끌기도 했다.

또 지난달 28일 군사법정은 여자 후보생 6명을 성폭행한 미국 해안경비대 사관학교 생도에게 징역 6월을 선고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한때 미 국방부로부터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았던 학교 측이 더 이상 성범죄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해군사관학교에는 전체 재학생 4천명 가운데 17% 가량이 여학생 생도이며 성범죄가 발생할 경우 학교장 재량에 따라 퇴교조치 또는 군사법정 재판을 통한 실형이 내려졌다.

해사는 과도한 음주가 성폭행, 자살 등 각종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제기됨에 따라 생도들의 과음을 막기 위해 단속 요원들을 애나폴리스 시내로 보내 특히 1학년 생도들에 대해서는 음주 측정까지 실시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