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비공식 6자회담 지지한다"
천영우 본부장 "5자회담은 대안 아니다"

우리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8일 중국이 추진 중인 비공식 6자회담이 열리면 그 틀 안에서 북미 양자대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 본부장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의 회동을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비공식 6자회담이 열릴 경우 북미 수석대표 회동이 가능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북한이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회담에 돌아올 경우 그 틀 안에서 북미 양자대화가 가능하다"며 "또한 그 틀 안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힐 차관보는 "6자회담은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틀"이라고 전제한 뒤 "중국이 비공식 6자회담을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 둘은 모두 비공식 회담을 지지한다"며 비공식 6자회담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천 본부장은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을 뺀 5자회담은 6자회담의 대안이 아니다"면서 "우리로서도 5자회담은 목표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5자회담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 "(5자회담 아이디어는) 6자회담 재개라는 목표가 불가능할 때 5자회담을 열어서 대책을 협의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천 본부장은 "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이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서 6자회담 재개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미사일 발사 이후 제반상황을 6자회담 재개의 기회로 삼는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금융제재를 해제해야 6자회담에 나설 수 있다는 북한의 입장에 대해 천 본부장은 "미국은 금융제재가 법집행 문제라고 설명해 왔기 때문에 그런 입장이 바뀌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북한이 금융제재 문제와 6자회담 간의 연계를 풀고 회담에 복귀해야 6자회담이 열린다"고 언급했다.

힐 차관보는 회동에 앞서 "어제 중국측과의 회동에서 북한에 한 목소리를 내야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소개하고 "우리는 중국이 하루 빨리 6자회담을 소집하게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중국이 어떻게 할지를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날 천 본부장과 힐 차관보는 6자회담 재개방안과 중국이 제안한 비공식 6자회담 개최 가능성, 비공식 6자회담을 계기로 한 북미 대화 가능성 등에 대해 협의하고 북한 미사일 문제를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오찬을 포함해 1시간 40여분간 진행된 이 회동에는 6자회담 우리 측 차석대표인 이용준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조태용 북미국장,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등이 함께 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