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7·11전당대회' 대표 경선전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후보자 간 '연대'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주 실시된 각종 토론회와 합동연설회 과정을 통해 본 큰 흐름은 이재오 후보가 여러 주자로부터 협공당하는 양상이다.

또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강재섭 이재오 후보를 둘러싸고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이른바 '박심(朴心)''이심(李心)'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비난전이 가열되면서 비전·정책토론은 사라지고 그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협력과 견제=토론회와 연설회는 이재오 후보에 대한 공세의 장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재섭 후보는 7일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을 누가 반대했는지를 잘 보고 결정해달라"고 강조했다.

행정도시법을 반대한 이재오 후보를 겨낭한 것이다.

이규택 후보도 "행정도시법에 반대해 폐지법안을 낸 사람이 있다"며 강 후보를 거들었다.

그는 토론회에서 4월 말 이재오 후보의 사학법 관련 청와대 조찬회동 참석을 언급하며 "회동 전날 여당과 청와대는 사학법을 개정하지 않기로 합의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여당과 짜고 친 시나리오 아니냐"고 추궁했다.

강창희 후보는 1월 말 이재오-김한길 원내대표가 사학법 산상회담을 가졌지만,재개정이 이뤄지지 못한데 대해 "결혼할 수도 있다는 말만 믿고 예식장을 잡는 신부도 있느냐"고 비판에 가세했다.

전여옥 후보는 이재오 후보의 과거 '박근혜는 독재자의 딸' 발언을 연일 쟁점화하며 압박했다.

그러자 이재오 후보와 친한 이방호 후보는 강재섭 후보를 향해 "영남 출신이 당 대표가 되면 영남 이미지가 고착될 수 있다"고 방어에 나섰다.

이런 흐름들은 이명박 전 시장측의 이재오 후보 지원설이 나오자 '친(親)박근혜' 인사들이 강재섭 후보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당내 분석이다.


○'사랑해요 박근혜'='친박,반박' 가릴 것 없이 모든 후보가 박 전 대표를 향한 구애공세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당내 영향력이 커진 박 전 대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박 대표와 각을 세웠던 이재오 후보는 "박 대표와 6개월간 일하면서 그의 애국심에 감동했다"고 치켜세웠다.

이규택 후보는 "친박-반박이라고 하는데,나는 '절실하게 사랑하는 박근혜,절애박'"이라고 말했다.

강재섭 후보는 "박 전 대표께서 작년에 국보법 사학법 투쟁할 때 그 결연한 투쟁 의지를 봤다"고 했고,전여옥 후보도 박 전 대표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