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월드컵서 부활한 앙리
앙리는 19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프랑스를 꺾고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노리던 한국으로선 아쉬운 대목이었지만 이 골은 앙리의 뛰어난 위치 선정과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스피드, 단 한 번의 찬스도 놓치지 않는 골 결정력을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앙리는 전반 9분 아크 정면에서 팀 동료 실뱅 윌토르가 때린 슈팅이 앞을 막아서던 김남일의 발에 맞고 골문 정면으로 흐르자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골문 안쪽에 있던 앙리는 한국 수문장 이운재가 급하게 달려나오는 것을 보고 왼발로 가볍게 차 넣어 골문을 갈랐다.
앙리의 이날 골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무려 8년만에 터져 나온 골.
앙리는 1998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2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프랑스 4-0 승)에서 골을 넣은 뒤 8년간 월드컵 무대에서 골 맛을 보지 못했었다.
또 프랑스 대표팀은 앙리의 골에 힘입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부터 이어져 오던 월드컵 4경기 연속 무득점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앙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팀 아스날에서는 `사상 최고의 공격수'로 불리는 등 갖은 찬사를 독차지하고 있는 특급 스타다.
육상 400m 허들 선수 출신인 앙리는 1997년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했고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팀내 최다인 3골을 터트리며 스타덤에 올랐다.
16세에 입단한 프랑스 프로축구 AS모나코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로 이적한 이후에는 부진했지만 1999년 아스날로 둥지를 옮긴 뒤 윙에서 중앙 공격수로 보직을 바꾸면서 화려한 득점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2005-2006 시즌에는 27골을 몰아 넣어 3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한.일 월드컵에서 극히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는 바람에 프랑스 축구팬들에게는 `A매치에서는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플레이메이커 지네딘 지단과 호흡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들어왔다.
하지만 앙리는 이날 골로 이같은 주변의 쓴 소리를 어느 정도는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월드컵 2경기만에 골 맛을 본 앙리가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그동안 쌓아온 명성만큼이나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라이프치히=연합뉴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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