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시즌 23호 홈런포를 쏘아올려 센트럴리그 홈런 1위를 질주했다.

또 상대 수비진의 허를 찌르는 기습 번트 안타로 재치 만점의 활약을 펼쳐 4타수 3안타로 시즌 타율을 0.324에서 0.331까지 끌어올렸다.

이승엽은 18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인터리그 라쿠텐 골든 이글스와 5차전에서 2회 선두 타자로 나와 상대 좌완투수 가와이 다카시의 복판 낮게 떨어지는 커브(115㎞)를 잡아당겨 우측 펜스를 훌쩍 넘는 솔로홈런을 장식했다.

볼은 대형 광고판 옆쪽 난간을 맞고 스탠드로 떨어진 비거리 140m짜리였다.

시즌 51타점째.
지난 16일 22호 홈런을 앗아낸 가와이로부터 이틀 만에 다시 대포를 뽑아낸 이승엽은 며칠째 침묵 중인 리그 2위 무라타 쇼이치(요코하마.20개)와 격차를 3개로 벌렸다.

또 인터리그에서만 16개의 아치를 그려 2위 애덤 릭스(야쿠르트.13개)를 3개차로 따돌리고 2년 연속 교류전 홈런왕에 한 발짝 다가섰다.

최근 5경기 5홈런에 7경기 연속 안타까지 절정의 타격감이다.

4회에는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로 출루한 이승엽은 1-2로 뒤진 6회 2사 1,3루에서는 볼카운트 1-2에서 떨어지는 커브에 번트를 대고 1루로 뛰기 시작했다.

철저히 잡아 당기는 '이승엽 시프트'(shift)로 인해 유격수는 2루 뒤로, 3루수는 유격수쪽으로 옮긴 상황이었다.

이승엽의 번트는 절묘하게 3루쪽으로 흘렀고 유격수쪽으로 치우쳤던 3루수 페르난데스가 겨우 뛰어와 잡았을 정도였다.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일 수 있던 완벽한 안타였으나 주자 스즈키 다카히로가 판단 미스로 어처구니 없게도 3루에 머무는 통에 이승엽의 기습 번트 안타는 빛을 잃었다.

후속 조 딜런이 중견수 플라이로 잡혀 요미우리는 어이없이 점수를 뽑지 못했다.

이승엽은 그러나 1-2로 끌려가던 8회 2사 1,3루의 동점찬스에서는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아쉬움을 줬다.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맹활약에도 불구, 1-2로 패했다.

이승엽은 우천으로 연기됐던 인터리그 경기를 치러야 하는 탓에 휴식 없이 19일에는 오릭스 버펄로스와 고베 스카이마크 스타디움에서, 20일에는 라쿠텐과 풀캐스트 미야기 스타디움에서 각각 방문경기를 치른다.

시작 시간은 모두 오후 6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