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가 10일(이하 한국시간)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독일월드컵축구 조별리그 B조 파라과이와 경기에서 상대의 자책골로 1-0 첫승을 거뒀지만 주전 공격수 웨인 루니(2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백은 한없이 아쉬웠다.

잉글랜드는 이날 부상에서 회복 중인 루니를 대신 키 198㎝의 장신 공격수 피터 크라우치(25.리버풀)를 투입해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27.뉴캐슬)과 투톱으로 전방에 내세웠다.

크라우치는 장신이지만 뛰어난 개인기를 갖추고 있어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스트라이커.
국제 경기 출전 경험은 많지 않지만 지난 4일 자메이카와 평가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최근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해 루니의 공백을 충분히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파라과이전 전반만 보면 크라우치의 투입은 성공적으로 보였다.

크라우치는 큰 키를 이용해 데이비드 베컴(31.레알 마드리드) 등 미드필더가 연결해 준 공중볼로 파라과이의 문전에서 활기찬 공격을 시도했고 깊은 태클 등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그러나 후반 들어 중원에서 날아오는 롱킥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문전에서 상대수비의 견제가 심해지면서 크라우치는 좀처럼 공격의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경기가풀리지 않자 거친 플레이로 경고를 받기도 했다.

지난 해 12월 발목을 다쳐 정상 컨디션이 아닌 오언도 시원스런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한 채 후반 10분께 교체되기도 했다.

때문에 독일월드컵 우승 후보로 꼽히는 잉글랜드는 경기 후반에 파라과이에 수차례 골문을 위협당하면서 다소 답답한 플레이를 펼쳤다.

결국 폭발적인 드리블과 천부적인 골 감각을 지닌 루니가 복귀해 잉글랜드 대표팀의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루니는 발 골절상에서 차츰 회복되고 있지만 최근 본선 조별리그를 마친 후에야 그라운드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정밀 진단을 받았다.

이날 안타깝게 벤치를 지켰던 루니가 16강전부터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자존심을 세우고 40년만에 자국팀에 우승컵을 안길수 있을지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