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싹쓸이 바람'을 뚫고 무소속 시장.군수 후보들이 여야 텃밭에서 선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무소속 `앙팡 테리블' 후보들은 1일 오전 1시 현재 전국 230개 기초단체장 선거구 가운데 25곳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기초단체장 1위 숫자로만 따지면 2002년 지방선거에서의 무소속 후보 당선지역(30곳)에는 약간 못미치지만 열린우리당(21곳), 민주당(19곳), 국민중심당(6곳)보다 많은 것이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6곳으로 가장 많았고 전북 4곳, 경남 4곳, 경북 3곳 등으로 이들 지역 무소속 후보는 각각 열린우리당, 민주당, 한나라당의 텃밭에서 여야 후보들을 제쳤다.

영남 지역의 경우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역 단체장들이 많았고, 호남지역에서는 우리당과 민주당의 각축전 속에서 무소속 현역 단체장이 재선에 도전하는 사례가 눈에 띄었다.

오근섭 경남 양산시장 후보와 진석규 경남 함안군수 후보는 공천심사 과정 등에 반발, 한나라당을 탈당해 현역 단체장으로서 선거에 뛰어든 케이스다.

김채용 경남 의령군수 후보는 아예 한나라당 공천 신청을 포기하고 무소속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었고 경북 군위군수 3선을 노리는 박영언 후보도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 후보로 나선 사례다.

또 2002년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던 신정훈 전남 나주시장 후보와 김인규 장흥군수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무소속으로 출마, 행정능력 검증 등 `인물론'을 내세워 표심을 파고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에는 한나라당의 `싹쓸이 구도'가 오히려 도움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나라당의 압승이 일찌감치 굳어지면서 유권자들이 현역단체장 프리미엄을 업고 나온 무소속 후보들에 대해선 인물 경쟁력이라는 잣대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한귀영 실장은 "한나라당의 싹쓸이 바람이 불었지만 현역단체장 출신의 무소속 후보는 낙하산 공천을 받은 후보에 비해 행정능력으로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