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이 29일 백악관 출입기자단이 주최하는 연례만찬 행사에 참석키로 했다.

그는 백악관 출입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오늘 저녁 여러분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행사가 기다려진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14년 캘빈 쿨리지 대통령 시절에 만들어진 이 연례행사는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백악관 취재에서 발군의 성과를 낸 기자들을 뽑아 시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행사에서는 AP 통신의 데브 리치먼 기자와 ABC 방송의 테리 모런 기자가 백악관 출입기자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메리먼 스미스상(賞)'을 수상할 예정이다.

또 랜디 커닝햄 전 공화당 하원의원의 부패사건을 특종 보도한 '코플리 뉴스서비스'의 마커스 스턴, 제리 캐머 기자에게 `에드거 앨런 포우상(賞)'을 받는다.

매년 개최되는 이 행사에는 정치인, 연예인, 체육선수 등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것이 관행이다.

올해의 경우에도 '코미디 센트럴' 채널에서 '콜버트 리포트'란 이름의 패러디 뉴스쇼를 진행하고 있는 스티븐 콜버트와 레이 네이긴 뉴올리언스 시장, 테니스 선수 안나 쿠르니코바, 하인스 워드의 소속팀인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 등이 초청됐다.

ABC 방송의 인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서 배관공 역할을 맡았던 인기배우 제임스 덴튼과 30일 워싱턴의 미 국회의사당 부근에서 수단 서부 다르푸르 사태의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에서 연설할 예정인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도 참석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올해 행사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조지프 윌슨 전 니제르 대사 부부의 참석이 예정돼 있어 부시 대통령과 조우가 이뤄질지 모른다는 점 때문이다.

윌슨 전 대사는 부시 대통령이 2003년초 국정연설에서 "이라크가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우라늄 구입을 시도했다"고 연설하자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 개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잘못된 정보를 국정연설에 포함시켰다"고 폭로한 장본인이다.

그의 폭로는 곧 보복을 가져왔다.

언론 보도를 통해 자신의 부인 밸러리 플레임이 미 중앙정보국(CIA) 대량살상무기(WMD) 분석관이라는 사실이 보도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CIA는 백악관이 윌슨 전 대사에 대한 보복으로 그의 아내가 CIA 비밀요원이라는 사실을 누설했다며 법무부에 조사를 요구했고 결국 리비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연방법에 금지된 CIA 요원 신분 누설 혐의로 특별검사에 의해 기소됐다.

부시 대통령 역시 이라크전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딕 체니 부통령에게 일부 기밀정보를 언론에 제공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밝혔지면서 '리크게이트'의 몸통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윌슨 전 대사는 현재도 여전히 신문 기고나 방송 출연을 통해 이라크전의 부당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이들 부부와 부시 대통령의 만남은 성사된다고 해도 상당히 긴장감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AP=연합뉴스)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