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주재 르완다 외교관이 현지 유부녀와 불륜의 관계를 맺어 우간다 당국에 체포된 사건이 외교문제로 비화, 양국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일 우간다 주재 르완다 1등 서기관 존 은가람베가 빅토리아 호숫가 엔테베의 한 호텔에서 유부녀와 함께 있다가 경찰에 체포당하면서 불거졌다. 4일 우간다 일간 '데일리 모니터' 인터넷판에 따르면 경찰은 호텔 현장에서 두 사람이 벌거벗고 있다가 황급히 옷을 입는 장면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는 한편 인근 엔테베 경찰서로 연행, 조사를 벌였다. 우간다에서 간통은 형사처벌 대상. 은가람베는 경찰서에서 자신의 신분을 밝히며 공무 수행중이라고 주장한 끝에 일단 석방됐다. 이어 우간다 언론 매체들이 이 사건을 대서특필하는 가운데 우간다 수도 캄팔라 주재 르완다 대사가 강력 항의하고 나서는 등 섹스스캔들이 외교문제로 비화한 것. 르완다 대사는 "이번 사건은 그(은가람베)와 르완다 정부의 체면을 손상시키려는 흉계"라며 "우간다 당국이 은가람베를 부당하게 처우한 것에 대해 강력 항의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와함께 르완다 외교부도 우간다에 구상서를 보내 은가람베에게 수갑을 채우고 사진을 촬영하는가 하면 외교관 신분을 밝혔음에도 4시간 이상 수감한 처우는 전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항의했다고 모니터는 전했다. 그러나 우간다측은 현지 실정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은가람베의 소환을 원하고 있다. 우간다 외교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일은 불행한 일이지만 외교관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사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그들(르완다)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은가람베 소환을 넌지시 요구했다. 앞서 우간다 당국은 지난해 10월 현지 대학생 한 명을 국가안보 관련 정보를 르완다에 넘기려 한 혐의로 체포하기도 했다. 르완다와 우간다는 지난 1999-2000년에 콩고민주공화국의 다이아몬드 주산지 키상가니에서 충돌한 이래 불편한 관계에 놓여있다. 당초 우간다 대통령 요웨리 무세베니와 르완다 폴 카가메 대통령은 매우 친밀한 관계였으나 광물 자원이 풍부한 콩고 동부 지역을 놓고 대립한 것. 이후 두 대통령은 서로 상대방이 자국내에서 이웃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관계가 악화돼왔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