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브로커 김재록씨가 아더앤더슨 한국지사의 명함을 갖게 된 건 1999년.당시 미국 아더앤더슨의 국내 멤버펌(제휴회계법인)이었던 안진회계법인이 김씨가 몸담고 있던 세동회계법인(PwC 멤버펌)을 인수하면서부터다. 이듬해인 2000년 아더앤더슨 한국지사는 기업 인수·합병(M&A)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금융컨설팅본부를 분리해 아더앤더슨GCF를 설립했다. 김재록씨는 이 회사의 대표였던 SBS 출신 이수억씨(이수성 전 총리의 동생)와 함께 이 법인을 이끌며 국내의 굵직굵직한 M&A건을 대거 수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아더앤더슨은 "별도법인 설립을 계기로 기업인수합병과 구조조정,부실채권처리 등의 기업금융자문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경영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아들을 포함해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정건용 당시 산업은행 총재,김진표 교육부총리,진념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 등 고위인사의 자녀들이 아더앤더슨에 근무한 것도 이 즈음이다. 김씨는 2001년 말 미국 엔론사의 분식회계 사건으로 아더앤더슨이 파산하자 2002년 이수억 대표 등 아더앤더슨GCF의 주축 인사들을 중심으로 인베스투스글로벌을 설립했다. 인베스투스글로벌은 현재도 M&A 전문 컨설팅 회사로 이름을 날리며 기업들로부터 굵직한 프로젝트를 상당수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더앤더슨은 아더앤더슨GCF 외에도 회계법인인 안진회계법인과 기업경영컨설팅사인 아더앤더슨코리아 등 3개 계열사로 구성돼 있었다. 당시 멤버들은 현재 대부분 딜로이트 하나-안진회계법인과 종합컨설팅사인 베어링포인트 등에 근무하고 있다. 양승우 딜로이트 하나안진 회계법인 대표와 고영채 베어링포인트 대표가 당시 김재록씨와 함께 아더앤더슨 한국 지사를 이끌던 핵심 인물들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