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익 현대상선 사장은 12일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그룹 차원의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대건설 인수 의사를 처음으로 공개 거론했다.


노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대건설은 옛 현대가(家)에서 다시 인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전제한 뒤 "경쟁입찰을 통한 인수를 위해 이사회가 최종 승인할 경우 적정 인수가격 평가 등 본격적인 실사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 사장은 이를 위해 조만간 현대건설 인수 문제를 이사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며 이미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내년 초부터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날 노 사장의 발언은 현대상선이 내년 1월 워크아웃 조기 졸업을 앞둔 현대건설의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또 최근 현대건설의 주가 상승에 따른 인수비용 부담에 대해서는 "일부 분석기관에서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적정 인수가격만 나온다면 자금조달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현대그룹의 자금동원 능력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이와 관련,"현대건설을 인수키로 결정이 나면 대금은 사모펀드 등 조달 가능한 여러 경로가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게 없다"며 "오히려 현대건설 인수의 핵심은 투자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적정 인수가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과의 입장 조율에 대해 노 사장은 "최근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건설 인수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안다"며 "현대건설이 범(汎) 현대가로 돌아오는 데는 현대차그룹도 크게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