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축구 K2리그의 돌풍이 거세다. 26일 32강전을 끝낸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에서 '실업축구의 아스날' 울산현대미포조선은 디펜딩 챔피언 부산 아이파크를 잡는 이변을 연출했고 K2리그 전반기 우승팀 수원시청은 연장 혈투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수원 삼성에 지기는 했지만 K2리그의 매운 맛을 단단히 보여줬다. 강릉시청도 K리그 후반기 2위 부천 SK를 연장전까지 물고 늘어졌다. K2리그는 울산현대미포조선, 대전수력원자력, 고양국민은행, 인천한국철도 등 4개팀이 FA컵 16강에 진출해 돌풍을 이어갈 기세다. 실업축구연맹 관계자들은 희색이 만연하다. 그동안 '음지'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쟁쟁한 프로팀들을 상대로 유감없이 보여줬기 때문. 'K2 돌풍'이 더 이상 우연이 아닌 만큼 2007년 업다운제(1.2부 리그 승강제)를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때라는 지적도 나왔다. 오세권 실업축구연맹 사무국장은 "K리그 이사회가 열쇠를 쥐고 있지만 실무 선에서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단장들의 결단만 남은 셈"이라고 말했다. 실업연맹은 올해 K2리그 4강팀이 내년 K리그 컵대회에 참가하고 내년 K2리그 우승팀이 2007년 K리그에 참여한다는 안을 짜놓았다. 엄밀히 말하면 업다운제는 아니고 '업'만 있는 제도다. K리그는 내년 시즌부터 경남FC가 합류하고 K2리그팀까지 올라온다면 2007년부터는 15개팀으로 운영하게 된다. 유럽 리그의 예에 비춰보면 최소한 16개팀이 넘게 되면 본격적인 업다운제가 실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원더비에서 K2리그 강호 수원시청에 혼이 난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은 "처음부터 K2리그팀과의 경기가 쉽지 않을 줄 예상했었다. 하지만 수준이 이렇게 높을 준 몰랐다"고 말했다. '레알' 수원은 수원시청과의 경기를 앞두고 비디오 분석까지 했다고 한다. K2리그가 '한수 아래'로 취급되던 시절은 지났다는 얘기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