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들이 여전히 땅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최근 A은행이 PB(프라이빗뱅킹) 고객을 상대로 개최한 토지 투자 현장 설명회에는 기대 이상의 많은 자산가들이 몰렸다.


각종 초강력 규제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자산가들이 땅 투자를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땅의 경우 각종 규제로 취득 요건이 까다롭고 차익도 대부분 양도세로 환수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선뜻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생각은 자산가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는 게 PB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선 자산가들은 최소 5~10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생각하고 땅을 바라본다.


규제로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언젠가 공급 부족인 땅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PB 고객 A씨는 "자산가일수록 요즘처럼 시세가 많이 내릴 때를 매수 타이밍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굳이 시세가 오르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자산가들도 상당수다.


PB 고객 B씨는 "이제 재산을 더 불릴 생각도 없는데 리스크가 큰 주식에 손을 댈 이유가 없다"면서 "땅을 사서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운 계약서로 거래된 땅은 양도세를 많이 내야 하기 때문에 사기가 곤란하지만 그렇지 않고 오랜 기간 묵혀 둔 땅은 양도세도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재산이 많을수록 부동산,특히 땅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라며 "이 같은 취향은 시장 상황이 급변해도 잘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