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200여개 항공우주업체들이 참가하는 등 지난 96년 첫 행사 이후 최대 규모로 치러진 올해 서울에어쇼(한국 항공우주ㆍ방위산업 전시회 2005)가 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어제 폐막됐다. 국내 항공 관련업체들이 총 11억달러가 넘는 수주실적을 올렸고 참관인원이 23만여명에 달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을 만하지만 무엇보다도 항공우주산업에서 우리나라의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점을 더욱 값진 성과로 꼽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서울에어쇼에서 우리나라는 KT-1 기본훈련기,T-50 초음속 고등훈련기 등을 출품했다. 특히 세계 12번째로 개발돼 자부심을 드높인 T-50 훈련기는 처음 일반에 공개돼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따르면 중동 중남미 동남아 주요국 군관계자들이 국산항공기에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앞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서울에어쇼에 때맞춰 국내 항공업체들이 세계 양대 항공기 제조업체들과 차세대 여객기 개발에 나서게 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국내 유일의 완제기 제작업체 KAI는 유럽의 에어버스와 차세대 대형 여객기 A350의 공동개발 사업에 파트너로 참여하기로 했고,대한항공 역시 보잉사와 차세대 여객기 B787의 주요 날개 구조물인 윙팁(Wing Tip)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항공기술 수준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들이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할 수는 없다. 항공우주산업과 같은 방위산업은 자주국방의 토대이자 그 자체로 차세대 성장동력의 밑바탕이기도 하다. 특히 항공우주분야는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산업으로 파급효과와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산업이다. 선진국들이 이 산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높은 진입장벽을 쌓거나, 알게 모르게 경쟁기업의 출현을 견제(牽制)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비록 늦게 출발하기는 했지만 이번에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이를 십분 살려 나가야 한다. 여기에다 고무적인 것은 서울에어쇼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다. 이것은 소중한 자산이다.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의지와 지원, 기업들의 과감한 연구개발투자와 세계시장을 향한 마케팅 노력이 더해진다면 항공우주산업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우리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