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의 깊은 숲, 니콜라이 박사 일행은 13세기 수도원의 폐허 아래 숨겨진 거대한 동굴의 입구를 발견한다.


박사는 이 동굴 안의 환경과 생명체를 조사하기 위해 동굴탐험대를 불러들인다.


그러나 미지의 동굴 속에는 괴 생명체가 살고 있고 이들은 탐험대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


영화는 '아나콘다'와 '에이리언'을 합쳐놓은 듯한 모양새다.


어드벤처에 호러, 괴물영화의 특징을 잡곡밥처럼 섞어놓았다.


문제는 밥알이 차지지 않고 낱알처럼 흩어지는 것.

실제로 '에이리언'과 '매트릭스'의 제작진이 참여했다.


이들은 성공한 SF 영화에 참여한 경험을 살려 별다른 아이디어를 더하지 않고 전작들을 요약, 편집해놓았다.


동굴 속 괴물이 변이된 기생충에서 출발하고, 그 기생충이 숙주를 찾아 둥지를 트고 앉은 모습이 바로 '에이리언'의 그 에이리언의 모습과 아주 닮은 것은 그 때문. 이러한 게으름이 이 영화를 B급 호러액션영화로 묶는데도 주저하게 만든다.


그나마 이 영화의 특징이라면 동굴 안의 환경이다.


운신의 폭이 좁은 동굴 속은 사방이 물로 포위돼 있고 그 축축하고 어두운 느낌은 장마철 하수구 풍경처럼 기분 나쁘다.


괴물이 어디서든 튀어나올 최적의 환경인 것. 또 하나 있다면, 기생충이 둥지를 트는 숙주가 다름아닌 사람일 수 있다는, 그래서 그 괴물이 아마도 사람일 것이라는 가능성을 던져놓은 것이 그나마 신선하다고 할까.


동굴과 괴물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캐릭터의 재미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TV 시리즈 '로스트'에서 김윤진의 남편으로 출연하는 재미동포 배우 다니엘 대 김이 조연으로 참여했다.


20일 개봉, 12세 관람가.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