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고등학교는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보냈으면 하는 특수고등학교다.


일반 인문계고와는 달리 전문적인 외국어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우수한 학생들만 모아 놓고 강의하기 때문에 수업 효과가 높아서다.


지금까지 외국어고의 '선두'는 대원외고였다.


2005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 60명을 포함,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빅3' 대학에 375명(재수생 포함)을 합격시켰다.


또 49명을 하버드대(2명) 등 해외 명문 대학으로 진학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최근 대원외고 독주를 가로막는 경쟁자가 나타났다.


지난해 3월 경기도 용인에서 개교한 한국외국어대부속외국어고(용인외고)가 새로운 라이벌로 등장한 것.


외대부속외고는 개교 첫해 신입생 토플 평균성적이 CBT 264.7점(300점 만점)에 달할 만큼 학생들의 영어실력이 뛰어나다.


해외 대학 진학을 목표로 국어 국사 등 일부과목을 제외한 모든 과목의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해 집중적인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도 외대부속고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경제신문은 외국어고 입시 시즌을 맞아 이들 두 학교를 비교해 보았다.


△재학생의 학력 △외국어 교수능력 △해외대학 진학 프로그램 수준 △교육시설 및 환경 △입학시험 난이도 등 5개 항목을 설정한 후 교육 전문가들에게 평가를 의뢰했다.


그 결과 재학생의 학력과 해외대학 진학 프로그램의 질 등 두가지 항목에서 대원외국어고가 외대부속외고보다 우위에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반면 외국어 교수능력과 교육시설은 외대부속외고가 한 수 위였다.


입학 시험의 난이도는 외대외고 쪽이 더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다.


토플 수준의 영어듣기 평가 55문항을 60분 안에 풀어야 하는 등 영어듣기 시험이 까다롭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늘교육 임성호 실장은 "경험이 많은 대원외고가 대학진학 노하우에 있어 한 수 위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원외고는 구술면접이,외대외고는 영어듣기가 어렵기 때문에 영어실력에 자신이 없다면 대원외고를,구술면접이 약할 경우 외대부속외고를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특목고 진학을 원하는 학부모들의 온라인 모임인 특목고넷의 김선희 대표는 "선배 인맥 학교 운영 노하우 등에서는 대원외고가 우위에 있는게 분명하지만 외국어 교육 강도에있어서는 외대외고에 많은 점수를 주고싶다"며 "해외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다면 외대외고가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169명이 참가한 40대 이상 학부모들을 대상으로한 네티즌 선호도 투표에서는 대원외고가 113명의 지지를 얻어 56명에 그친 외대외고를 더블스코어 차이로 눌렀다.


한편 두 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선호도 차이는 근소한 것으로 조사됐다.외국어고 입시 전문기관인 하늘교육이 지난 4월 개최한 특수목적고등학교 입시설명회에서 2069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학 희망학교를 조사한 결과 대원외고를 꼽은 학부모가 19.4%(401명)로 제일 많았다.


하지만 외대외고도 396명(19.1%)의 학부모들이 1지망으로 골라 차이가 크지 않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