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생각하면 세상이 바뀝니다." 부산 앞바다 크루즈선상에서 10일부터 11일까지 벌어진 제1회 블루오션 파이어니어 공모전 본선에 참가한 대학생들의 공통된 주장은 한결같았다.


경쟁에서 싸워 이기는 것보다는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것.


그들은 이 같은 내용의 블루오션 이론을 기업의 신제품 개발과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 제1회 블루오션 파이어니어 대회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11일 연안 크루즈 선인 팬스타드림호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정부나 공공기관에는 다른 나라의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보다 한국에서만 먹힐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대회에는 43개팀 172명이 참가했고 10개팀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중 '서울시 관광 활성화를 위한 시티투어버스의 블루오션 전략'을 발표한 '파란'팀이 대상인 해양수산부 장관상을 차지했다.


◆전문가 뺨치는 혁신 아이디어 경합=이번 대회의 심사위원들은 대상 수상작을 뽑기가 여느 대회보다 훨씬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본선까지 올라온 프레젠테이션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 자웅을 가리기 힘들었다는 것.


새로운 신문사업 수익모델에 대해 발표한 최우수상(한국경제신문사장상) 수상팀 'MSSA'는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제외하면 대상팀에 전혀 밀릴 게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시장 참여자의 증가와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신문업계의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고 있음에 주목했다.


'MSSA'팀이 제시한 대안은 단순하지만 강렬했다.


적어도 아침시간만큼은 출퇴근자 대학생 등이 인터넷이나 TV보다 신문이라는 뉴스매체를 선호한다고 보고 아침 독자들의 취향에 맞춘 신문상품을 출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출근자들이 편하게 볼 수 있도록 A4사이즈의 용지에 자신이 원하는 섹션만을 인쇄하되 하루의 계획을 짜 볼수 있도록 신문에 스케줄러 기능을 첨가해야 한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블루오션적 사고'를 발휘,'들고다니는 빔프로젝터'라는 신상품 아이디어를 들고나온 '테크노크랏'팀도 같은 등급의 최우수상인 교보문고사장상을 수상했다.


'테크노크랏'팀은 빔프로젝터 업계가 밝기와 화소수에만 매달리다 보니 이동성이 떨어지는 무겁고도 비싼 상품만을 생산하는 바람에 레드오션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이 팀은 'LCOS'방식을 이용할 경우 화소수,밝기 등은 떨어지지만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을 만큼 사이즈가 작은 빔프로젝터를 만들 수 있으며 여기에 MP3플레이어 등이 가진 기능을 첨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테크노크랏'은 실제로 이 제품을 다음 달 중 기존 제품의 4분의 1 가격인 29만9000원에 내놓을 계획이다.


◆직접 보여주는 것만큼 좋은 프레젠테이션은 없다=말하고자 하는 바를 컴퓨터 그래픽이나 실물로 보여주는 등 구체적인 결과물을 제시한 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도 눈여겨 볼 대목.


1위를 차지한 '파란'은 디자인 전문가의 도움으로 새로운 시티투어버스 정류장의 조감도를 그려 프레젠테이션에 활용했다.


2위팀인 '테크노크랏'은 프로젝터의 실물모형을 만들어오는 방법으로 완제품의 휴대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증명했다.


독특한 프레젠테이션 기법을 동원해 눈길을 끈 곳도 있었다.


장려상을 수상한 '혁신원숭이'의 발표자들은 자신을 팀명에 어울리는 별칭인 '두목원숭이','개구리원숭이'로 칭해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베스트 셀러 서적 자판기'라는 주제로 발표한 장려상 수상팀 '폴라리스'는 초콜릿 자판기에 책 표지를 스카치테이프로 붙인 후 자판기에서 책을 뽑는 장면을 연출,동영상에 담았다.


몸을 사리지 않는 적극성을 보여준 팀들도 있었다.


'오션스타스' 소속 김동관군은 프레젠테이션 도중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 만사마'의 한 장면을 연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부산=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