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안책임자를 지낸 무사 아라파트(65)가 7일 가자지구 자택에서 괴한들의 기습공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알-아라비야 방송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인민저항위원회(PRC)는 사건 직후 아라파트를 "반역자"로 지칭하며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행위라고 주장하고 이날 중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공격이유 등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무장괴한들은 이날 아침 아라파트의 4층 가옥을 습격해 파자마를 입고 있던 아라파트에게 총기를 난사해 살해한 뒤 그의 장남인 만할을 납치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파트 집에는 당시 경호원 10여명이 지키고 있었지만 괴한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했으며, 경호원 1명은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 . 이스라엘 정착촌이 철수한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의 거물 인사가 암살되는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자치정부의 치안유지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마흐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은 사건발생 직후 긴급 보안당국자 회의를 소집, 이날 암살사건을 자치정부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해 범인들을 끝까지 찾아내 검거하는 등 엄중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암살공격을 주장하고 나선 PRC는 집권 파타당 이탈 세력과 하마스, 이슬라믹 지하드 등의 무장대원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스라엘에 대한 치명적 공격을 해왔다. 지난해 11월 사망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전 자치정부 수반의 사촌인 아라파트는 가자지구 보안 책임자로 일해오다 수개월 전에 해임됐다. 그는 그 후 비교적 한직에 해당하는 압바스 수반의 군사고문으로 활동해 왔다. 팔레스타인의 주류 정파인 파타운동의 창설회원이자 정책결정 기구인 파타혁명위원회 선임위원이기도 한 아라파트는 그동안 부정부패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그의 목숨을 노린 적대세력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전에도 암살위기를 수차례 넘겼다. 현지 관측통들은 이번 사건이 개인적 원한에서 비롯된 것인 지, 정치적 배경을 갖고 있는 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치안유지 능력을 시험대에 올리는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