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월드컵 본선 진출국들이 좋은 평가전 상대를 고르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2006독일월드컵 개막(내년 6월) 전까지 참가국들이 공식 친선경기를 통해 실력을 가늠해볼 기회는 앞으로 6번. 국제축구연맹(FIFA)이 A매치 데이로 잡아놓은 10월8일과 12일, 11월12일과 16일, 내년 2월8일과 3월29일이 전부다. 따라서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르헨티나, 브라질, 미국, 우크라이나, 독일 등 9개국으로서는 이 기회를 최대한 잘 활용하기 위해 최적의 파트너들을 고른다는 입장이다. 일단 같은 아시아 국가인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는 발빠른 행보로 유럽 강호들과의 친선경기 개최를 거의 성사해 놓아 부러움을 산다. 7일 온두라스와 경기를 갖는 일본은 다음달 8일과 12일 동유럽 원정에 나서 라트비아, 유럽에서 가장 먼저 지역예선을 통과한 우크라이나와 각각 친선경기를 치른다. 내년 5월에는 개최국 독일과의 평가전도 추진중이다. 본프레레호에 두 차례나 뼈아픈 패배를 안긴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번 달 독일 전지훈련에 이어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과의 친선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영자 신문 걸프뉴스는 7일(한국시간) 현지 축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는 포르투갈과 친선경기 개최에 대해 진전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마 11월16일에 양팀이 경기를 가질 것 같다"고 보도했다. 또 세계적인 골잡이 안드리 셰브첸코(AC 밀란)를 보유한 우크라이나는 이번이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이지만 일본뿐 아니라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도 평가전을 제의해오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어 가만히 앉아 착착 본선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한국은 대표팀 사령탑의 부재로 다음달 12일 이란과의 친선경기 이후의 일정을 전혀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 대한축구협회의 고승환 국제부장은 "11월에 가능하면 유럽 국가로 2팀과 친선경기를 가질 예정인데 아직 그쪽 예선이 끝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우리 감독이 먼저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고 부장은 "상대팀을 고르는 것은 감독이 책임을 지고 결정할 문제인데 우리는 지금 감독이 없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다. 11월 평가전뿐 아니라 앞으로의 월드컵 준비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 모두가 감독이 해야할 일"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