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비티가 일본 소프트뱅크에 팔리자 게임업계는 또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액토즈소프트에 이어 나스닥 상장사인 그라비티까지 외국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게임업계는 나라 안팎에서 평가받는 것은 좋지만 거대한 외국 자본에 휘둘릴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로 유명한 액토즈소프트는 올 2월 중국 샨다에 팔렸고 39개 국가에서 '라그나로크'를 서비스하는 그라비티는 일본 업체에 넘어갔다. 공교롭게 '미르의 전설'은 중국에서,'라그나로크'는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라비티 매각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매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 수익원인 '라그나로크'가 국내에서 부진하고 해외에서도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 원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게임 업계는 소프트뱅크가 그라비티를 인수한 것은 세계적인 게임 업체로 키우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소프트뱅크 계열 게임 배급 업체인 겅호온라인의 매출에서 '라그나로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라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소프트뱅크가 그라비티를 인수한 후 겅호온라인에 합병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게임 업계는 그라비티가 소프트뱅크에 팔리면 애써 쌓아온 온라인게임 개발 노하우가 고스란히 넘어가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액토즈소프트 그라비티에 이어 간판급 게임 업체들이 외국 자본에 속속 넘어가는 '해외 매각 도미노'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게임 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경쟁이 심해지면서 외국 업체에 인수되길 바라는 분위기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라비티의 기술에 소프트뱅크의 자본이 결합해 일종의 장벽이 형성되면 일본 진출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30일(뉴욕시간) 나스닥에서는 그라비티 주가가 전일보다 1.31달러(18.45%) 오른 8.41달러에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