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요하네스 본프레레(59) 축구대표팀 감독의 경질 여부를 논의할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23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A대표팀 현황 보고 및 진단'을 주제로 한 제10차 기술위 회의는 대표팀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현 본프레레 체제로 내년 독일월드컵 본선에 대비하는 게 타당한 지를 판단하는 자리다. 이회택 위원장과 강신우 부위원장, 위원 8명 등 10명으로 구성된 기술위는 22일 오전 상근 위원들을 중심으로 사전회의를 열어 회의자료와 진행방식을 점검했다. 회의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마라톤 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03년 '오만 쇼크' 직후 전임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진퇴를 논의할 당시 기술위원들은 5시간에 가까운 회의 끝에 재신임 결정을 내렸다. 치욕의 몰디브전 무승부 직후인 작년 4월8일 기술위도 한나절을 논의하다 4월19일 경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해놓고 하루 전인 4월18일 코엘류 감독이 퇴진 기자회견을 열고 보따리를 쌌다. 결과적으로 기술위의 경질 결정이 아니라 자진 사임 방식을 빌려 사실상의 경질을 한 셈이다. 이번에도 23일 회의에서 곧바로 '경질 투표'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일단 위원들이 현 대표팀의 문제점에 대해 난상토론을 한 다음 대응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회택 위원장이 "빨리 결론을 내야 서로 편하다. 소신있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한 점에 비춰 경질이든, 유임이든 이날 전격적으로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기술위는 현재 ▲여론과 대표팀 정보 ▲선수 개인별 평가 ▲경기력 비디오 분석 ▲본프레레 감독의 언론 대처 방안 등 4가지 위원별 과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기술위가 2-3차례 연속 회의를 열 수도 있지만 아무튼 '진퇴의 가닥'은 어느 정도 잡힐 것으로 보인다. 본프레레 감독은 일단 참석하지 않는다. 통상 기술위 회의에는 감독이 참석해 '경과보고'를 하게 돼 있지만 원정이 아닌 홈 경기 평가 때는 서면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기술위 강신우 부위원장은 "먼저 회의를 하고 필요할 경우 감독의 소명을 들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21일 상암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관전한 본프레레 감독은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겠다. 하지만 시간을 더 달라"며 대표팀 지휘봉을 놓고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