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해결을 위한 제4차 6자회담 개막 8일째인 2일 각국 수석대표들이 참석하는 공동문건 조정회의가 처음으로 열렸다. 회담의 성패를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이날 회의에서 각 수석대표들은 중국측이 제시한 3차 초안을 놓고 치열한 논의를 벌여 회담은 막바지 고비에 접어들었다. 회담은 이제 더 이상의 협상카드 없이 어느 한 쪽의 결심을 촉구하는 단계로 진행되는 분위기다. ◆성과도출 의지는 변함없다 이날 회의는 의장국인 중국의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이번 회담에서 결과물을 거두려는 의지가 있는가" 여부를 재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각국 대표들은 이에 대해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고,우다웨이 부부장은 "참가국들의 결과도출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선언한 뒤 회의를 진행했다. 각국 모두 결과를 도출하자는 의지 자체에는 이견이 없다는 얘기다. 회의는 중국이 전날 제시한 공동문건 3차 초안에 대해 항목별,단락별로 차례차례 각 대표단의 의견을 묻고 반대 의견이 제시되면 논의하는 형식으로 꼼꼼하게 진행됐다. 회담 관계자는 "초안을 일독(一讀)하는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며 진지한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오전에는 미국과 중국,북한과 중국이 각각 별도의 양자 접촉을 가져 수석대표회의를 앞둔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 모습이 확인됐다. ◆북미 이견 여전… 일부선 비관론 북·미는 이날도 북핵 폐기의 범위와 내용,검증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핵 폐기와 이에 따른 미국과의 관계정상화와 경제지원 등 관련국의 상응조치를 어떻게 맞출지 조정하고 이를 합의문에 표현하는 문제도 병행해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북·미 양측이 북한이 주장하는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권리 등 핵 폐기의 범위를 놓고 며칠째 평행선을 달리면서 회담장 주변에서는 비관론도 제기됐다. 이미 나올 수 있는 카드가 다 나온 만큼 이제는 선택의 수순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는 미국이 '결심'의 단계로 넘어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때문에 최종 합의문의 내용이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담아내지 못하는,빈약하고 원론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협상 결렬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워낙 크고 파국에 따른 결과를 회담 당사자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이 같은 시각을 일축했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