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내 전산시스템에 은행 지점을 설치해 자금관리서비스(CMS)를 받으세요(국민은행의 사이버 브랜치)’ ‘회원으로 가입하면 금리우대와 신용대출을 해드립니다(조흥은행의 엔터프라이즈 클럽)’‘연체가 우려되면 은행과 미리 상의해 부채조정을 하세요(우리은행의 프리워크아웃)’….


기업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금융회사간 경쟁이 갈수록 뜨겁다.은행들은 금리우대는 기본이며 자금관리서비스 회계및 경영컨설팅종업원 연수 수수료할인등 다양한 부가서비스까지 내걸고 있다.은행들이 우량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대출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선 결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출금리도 가파르게 떨어지는 추세다.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지난 3월중 평균 연 5.79%에서 4월 5.73%,5월 5.68%로 하락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7월부터 금융권의 가계 주택담보대출에 제동을 걸어 기업대출 시장을 둘러싼 은행 간 영업전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동성 우리은행 부행장은 "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 억제조치로 인해 가계대출 시장이 위축되는 만큼 기업대출시장으로 자금이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회복되면 그동안 대기업 또는 우량 중소기업에 국한됐던 은행의 기업대출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기업금융시장에서도 가계대출에 버금가는 영업전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단순한 금리할인만으로는 고객을 유치하기 힘들다고 판단,다양한 부가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우량고객뿐만 아니라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발굴해 적극 지원함으로써 평생고객 기업으로 만드는 전략도 펴고 있다.


은행뿐 아니라 카드회사,상호저축은행 등도 경기회복에 대비해 기업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중기(中企) 특화 상품도 개발


지난 4월 말 출시된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석세스 론'은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소호:SOHO)에게 연 5~6%대의 금리로 대출해준다.


우량고객은 설정비를 면제받고 경영컨설팅,회계서비스 등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에 힘입어 2개월 만에 1조원어치가 팔렸다.


우리은행은 당초 6월 말이었던 판매기한을 연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외환은행의 'YES 베스트파트너 대출'은 지난 1월 출시 이후 2조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중소기업의 대출 만기를 장기로 유도하기 위해 운전자금은 만기 3년,시설자금은 만기 5년까지로 확대한 것이 특징.금리가 일반대출에 비해 0.5~0.6%포인트 낮다.


기업은행의 네트워크론도 꾸준한 인기다.


네트워크론은 대기업에서 발급한 납품계약서를 보고 은행이 중소기업에 생산자금을 선지원해주는 상품.기업은행은 423개 대기업과 납품계약을 체결한 3271개 중소기업이 7800억원의 네트워크론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최근 SOHO 전문대출 상품인 '통장 하나로 대출'을 선보였다.


설립 6개월 이상인 카드가맹점을 대상으로 최대 3000만원까지 무보증 신용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제일은행의 '제일빠른 대출'은 통상 신청 후 2~3일 걸리는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신청 당일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대출 초기 3개월간 1.50%포인트까지 금리를 할인해 초기 금리부담을 줄였다.



◆토털서비스 경쟁


국민은행은 대출지원에 그치지 않고 자금관리서비스(CMS)를 이용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매출 500억원 이상인 중견 대기업 전산시스템에 사이버 지점을 설치해 기업의 계좌관리와 자금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도록 지원해주는 '사이버브랜치',중소기업을 위한 '사이버 CFO'가 대표적이다.


사이버CFO는 원부자재 구입,일반경비 등 자금관리를 지원하는 솔루션으로 현재 3200개 기업이 이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PM(Product Manager)으로 불리는 기업금융 구조설계 전문가를 운영하면서 고객의 특성,자금용도,시장상황을 감안한 '맞춤형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업성이 뛰어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이 담보 없이 신용만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때 안성맞춤이다.


조흥은행은 우량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엔터프라이즈 클럽'을 운영 중이다.


이 클럽은 일정 수준 이상의 신용평점을 받은 기업이 가입할 수 있으며 회원들은 금리우대,신용대출,무료광고,경영컨설팅,법률자문,수수료 면제 등의 부가서비스를 받는다.


씨티은행은 씨티그룹의 글로벌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다양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중소기업 관련 상품을 전면 재조정 중이다.



◆2금융권도 기업고객 마케팅 후끈


저축은행들도 소호 및 중소기업을 위한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토마토저축은행은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e-토마토론'을 선보였다.


대출한도는 500만원부터 3억원까지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인터넷 대출상품인 '알프스론'을 인기리에 판매하고 있다.


지점방문이 필요없고 보증인없이도 즉시 대출이 가능한 상품으로 24시간 1년 365일 신청이 가능하다.


법인카드 시장을 둘러싼 카드업계의 서비스 경쟁도 치열하다.


항공 마일리지 등 단순한 서비스에서 벗어나 추첨을 통해 당첨금을 제공하는등 다양한 형태의 상품이 속속 선보이는 추세다.


삼성카드의 '럭투유 법인카드'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럭투유카드의 서비스를 법인카드에도 제공하는 상품이다.


롯데카드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법인카드'는 최장 90일간 최고 12억원을 보상하는 여행자 보험을 제공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