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제15차 남북 장관급회담을 앞두고 우리측 수석대표인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의 상대가 될 북측 단장으로 누가 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15차 회담이 애초 예정대로 작년 8월에 열렸다면 당연히 14차때 단장이었던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가 오겠지만 이번에는 지난 14∼17일 정 장관의 방북 활동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 때문이다. 6.15 공동선언 5주년을 맞은 이번 방북에서 정 장관의 북측 카운터파트는 권 책임참사 나올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는 달리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가 등장한 점을 들어 장관급회담 단장도 급이 격상될지 모른다는 추측인 것이다. 게다가 정 장관이 방북 마지막 날인 17일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5시간 가까이 면담과 오찬을 함으로써 이제 북한내에서도 `대단한' 인물로 떠오른 점을 감안하면 그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특히 김 위원장이 광복절 60주년 때 서울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 북측 당국 대표단도 참석해 달라는 우리측 요청을 받아들여 "비중 있는 정부 대표단을 꾸려서 보내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19일 "아직 북측 대표단의 명단이 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명단을 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서는 권호웅 책임참사가 북측 단장을 맡을 것 같다"고 말해 제3의 인사보다는 권 책임참사 쪽에 무게를 두었다. 이번 방북 때 정 장관의 상대방으로 김기남 비서가 나온 것은 6.15 기념행사에 당국 대표단을 처음 보낸 우리측을 높이 평가한 북측의 배려일 뿐, 장관급회담 대표단의 인적 구성에까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욱이 지난 6.15 공동행사 직전에 통보해 온 북측 당국 대표단 명단에도 권 책임참사의 직책이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으로 되어 있는 만큼 이번 15차 회담에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부 당국의 관측이다.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은 2000년 7월 1차에서 그 해 12월 4차까지는 전금진 내각 책임참사가, 2001년 9월 5차부터 2004년 2월 13차까지는 김령성 내각 책임참사가 각각 맡았고 권호웅 내각책임참사는 작년 5월 제14차 때 데뷔했다. 우리측에서는 항상 통일부 장관이 수석대표를 맡아왔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 princ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