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80년 5.18 민중항쟁 당시 한국군과 합동훈련을 벌이고 폭동진압훈련을 실시하는 등 무력진압을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14일 평화봉사단 '오월의 빛'과 광주.전남 통일연대에 따르면 두 단체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3일까지 미국, 캐나다에서 5.18 민중항쟁 25주년 기념 북미주 순회강연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지난달 17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강연에 청중으로 참여한 에디 보이드(43)씨는 김효석 오월의 빛 회장, 이신 광주전남 통일연대 정책위원장 등 순회강연단에게 5.18 진압에 대한 미군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새로운 내용의 증언을 했다. 80-82년 부산에서 해군으로 근무했던 보이드씨는 "내가 타고 있던 미드웨이호는 일본 야쿠스카에 기지를 두고 있었으나 80년 5월 20일께 한국 해안으로 건너가 한국군과 합동훈련을 실시했다"며 "이때 한국에 비상사태가 있으니 출동을 대기하라는 명령도 내려졌다"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은 전방 20사단의 이동에 따른 휴전선 부근 군사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항공모함을 동해에 파견했다는 미국측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80년 당시 경기도 포천군 험프리 공군기지에서 근무했던 앨렌 바필드(51.여)씨도 '광주항쟁 당시 주한미군 4만여명이 비상경계태세에 들어갔으며 폭동진압훈련에 여군들도 참여할지 여부를 두고 토론도 했다'고 증언했다고 단체 관계자는 전했다. 두 단체는 미군 관계자들의 증언을 추가로 확보해 내년 초께 미 연방법원에 '미국은 광주학살의 공동정범'이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한편 두 단체는 미국과 캐나다 20개 도시에서 순회강연을 가졌으며 미국 디트로이트 의회는 "단체 대표들의 방문이 주한미군 점령을 끝내고 한반도 전쟁위기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